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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이승환 2014년 남북관계 평가와 2015년 전망
상생과통일 포럼 조회수:1192
2014-12-26 16:19:00
사진=이은재 기자

▲ 사진=이은재 기자

 

 

[스페셜 인터뷰] 이승환 2014년 남북관계 평가와 2015년 전망  -1-

“동아시아 질서 재편기에 우리의 어떤 선택도 남북관계 정상화 없이는 어려울 것”

 
<폴리뉴스>와 월간<폴리피플>은 2014년이 저물어 가는 12월 23일 남북문제 전문가인 이승환 시민평화포럼 대표를 모시고 2014년 남북관계 평가와 2015년 전망을 주제로 인터뷰를 가졌다. 이승환 대표는 2014년 남북관계를 되돌아보면 연초에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이산가족 상봉이 진행되는 등 여러 차례 좋은 기회가 있었는데 이를 놓치고 결국 연말에는 냉전기의 남북관계로 되돌아가고 말았다며 아쉬운 한해라고 평가했다. 이승환 대표는 2015년 남북관계를 풀어야 할 필요성은 남북이 모두 가지고 있지만 골든타임을 놓치면 오히려 북한의 4차 핵실험 같은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기 때문에 연초에 남북이 상호 비방 중상 중지 등의 구체적 내용에 합의하고 대화를 재개하는 적극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고 이 시기를 박근혜 정부에게 주어진 골든타임이라 표현했다. 아울러 헌재의 통진당 해산 인용 결정이 국내에서 남남갈등을 심화시키는 문제도 있지만 남북관계에도 부정적 여파를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 남북관계 측면에서 보면 2014년 한 해는 참으로 아쉬운 한 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한해가 저물고 있는데 2014년을 되돌아보면서 평가해 달라.
 
2014년은 남북관계에서 굉장히 아쉬운 한 해라고 볼 수 있다. 남북관계에 있어서 여러 번의 좋은 기회와 전기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런 기회와 전기들을 여러 환경과 조건, 남북의 미숙함으로 인해 흘려버린 것 같아 대단히 아쉽다. 2월에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릴 때만 하더라도 박근혜 정부에서는 남북관계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명박 정부 때와 달리 급진전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고위급 회담에서 상호 비방 중상 금지 합의를 토대로 해서 이산가족 상봉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봄이 되면서 키 리졸브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 등으로 인해서 남북은 다시 비방 중상을 더 강화하는 상태로 갔다. 북한은 여러 가지로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가 있음을 7?7선언 등을 통해서 밝혀왔다. 우리 정부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입장은 늘 보였다. 북한이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공동 응원단 파견을 결정했다가 그것이 다시 남북 당국간 복잡한 상황으로 무산됐다. 10월 4일 아시안게임 폐막식 날 북한 당정군의 고위급 간부들이 총출동해서 특사로 내려와서 남북관계가 상당히 급물살을 타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뒤이어 서해에서 교전 사태가 벌어지면서 일주일 후에는 이른바 대북 삐라가 살포되고 뒤이어 남북 간에 총격이 오갔다.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 이양이 사실상 무기 연기되면서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대한 군사적 억제를 강화하는 노선을 확고하게 표명했다. UN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이 채택되고, 그 과정에 우리 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현재 남북관계는 올해 초에 예상했던 것과 정반대 상황으로 경색되었다. 이런 경색 국면이 간단히 풀릴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한마디로 평가할 때 올해 남북관계 상황은 널뛰기 남북관계라고 할 수 있다. 냉전시대 남북관계의 또 다른 연장이나 복사판과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남북 사이에 적대감이 존재하고 상호 신뢰가 부족해 일시적으로 대화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그 대화가 지속되기 어렵고, 설사 합의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 합의는 불과 얼마 되지 않아서 파기되거나 그 합의의 실천을 둘러싸고 남북이 다시 갈등을 겪어 안정적인 대화와 합의가 되지 않으면서 단속적인 적대와 대화가 교차하는 양상이 냉전시대 남북관계의 한 전형이라고 볼 수 있다. 2014년 남북관계는 매우 큰 기대로부터 시작해서 냉전형 남북관계로 거의 복귀한 한 해라고 평가할 수 있다.
 
- 비방 중상 중단 문제 즉 삐라 살포 중단 문제와 이명박 정부 때부터 이어진 5?24 조치 해제 문제, 금강산 관광 문제가 남북관계가 재개되느냐, 남북 대화가 궤도에 오르느냐의 바로미터인 것 같다. 최근 정부 일각에서는 이런 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나오고 있다. 2015년에 변화가 현실화돼서 당국 간 대화가 진전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보나.
 
남북관계는 워낙 가변성이 많고 긍정적인 변화의 전망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남북 대화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수요가 남북 양 정부에 다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의 경우에는 북미관계, 북중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그 관계들을 발전시켜야만 북한이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해결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북관계 정상화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박근혜 정부 입장에서 보더라도 현재 남북관계 상황들이 한국 경제의 출로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재벌 기업들을 비롯한 한국 경제계가 사실은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서 북방, 유라시아 프로젝트로 가는 부분에 대한 매우 절박한 요구가 존재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박근혜 정부도 이런 기대를 마냥 외면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본적인 기대와 수용은 남북 양측에 다 상당히 강력하게 존재하고 있다. 이런 수요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사실 남북관계가 내년에 잘 될 것이냐, 더욱이 내년이 광복 70년이고 분단 70년이 되는 해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가 잘 풀릴 것이냐에 대해 속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정부가 5?24 조치를 선제적으로 해제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은 긍정적 신호이다. 그렇지만 북한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남한의 박근혜 정부가 북에 대한 지나친 적대적 정책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핵심 조건으로 상징하는 것이 이른바 상호 비방중상 금지 문제라고 북한은 보고 있는 것이다. 대북 삐라 문제와 국제무대에서 북한을 비방하거나 북한 체제 문제를 거론하는 것을 북한은 상호 비방 중상 문제로 보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상호 체제를 인정하는 모습을 기본적으로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게 북한의 입장인 것 같다. 5?24 해제 문제나 금강산 관광 문제는 남북이 만나게 되면 중요한 현안이 될 수 있지만, 북한은 그 이전에 적대정책을 철회하고 실제 신뢰를 만들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 핵심적인 요구이다. 이 부분에 대해 우리 정부가 지금까지 긍정적 신호를 북에 보여준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일과 관련해 어떤 진전이 있을 것이냐는 것이 2015년 남북관계의 핵심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고 보인다. 우리 정부가 북한 유인책을 내놓는 것보다도 북한이 요구하는 상호 적대 금지와 관련해서 최소한이라고 북한이 주장하는 것에 대해 우리 정부가 좀 더 신중하게 검토하고 호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실제 이런 부분에 일정한 진전이 일어나지 않을 경우 내년 상황은 여러 가지 지점에서 걱정된다. 내년 봄까지 갈 것도 없이 내년 초가 되면 UN의 북한인권결의안에 근거해서 서울에 북한인권사무소가 설립될 것이고, 그럴 경우 북한 인권에 대한 좀 더 강도 높은 공세들이 서울발로 진행될 것이다. 여기에 대응해서 북한은 좀 더 적대감들을 확대할 것이다. 한미합동군사훈련, 키 리졸브 훈련에서 북한 억지력의 첨단을 보여주는 선제 핵 타격까지 전제하는 훈련들을 하게 될 경우 북한으로서는 어쩌면 4차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고, 그럴 경우 남북관계는 그야말로 격랑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이 경우 북한은 지금보다 훨씬 어렵고 긴 고립의 상태로 빠져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누가 나서서 남북관계를 중재하고 싶다고 하더라고 그것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될 가능성이 있다. 내년 봄이 가기 전에 남북관계에 어떤 변화가 있어야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 때문에 올 겨울이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박근혜 정부 하에서는 더 이상 오지 않을 골든타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
 
- 내년이 되면 남한도 박근혜 정권 3년 차이지만 북한도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지 3년이고 김정일 3년 상을 마치는 시기가 된다. 북한이 지난 10월 아시안게임 때 핵심 실세 3인방이 남쪽을 방문하는 등 남북관계 개선에 상당히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를 보였다. 또 김정은이 연초에 얘기했던 자위적 국방력에 기초한 다각적 외교를 구체화하는 여러 가지 노력들도 있었다. 강석주가 유럽에 갔고, 최룡해가 러시아에 가는 등의 변화를 보였다. 북한의 새해 대외전략의 기본 기조는 큰 변화가 없다고 보나. 
 
북한은 일단 현재 핵심적 기조들을 유지하면서 오히려 조금 더 새로운 양상들을 가미해 나가는 방향으로 나갈 것 같다. 2014년 북한은 외교에서 상당한 변화를 맞은 것은 사실이다. 북한은 그동안 북중관계 일변도의 관계를 가져왔고, 북중관계가 북한 입장에서는 일방적인 의존관계이지만 이 내부에는 여러 가지 정치적 복잡성들이 작동하고 있는 관계이다. 단순하게 중국이 북한에 영향을 미치기만 하는 관계도 아니다. 그런 상황에서 점점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대중 의존도가 높아졌다. 시진핑 정부 입장에서는 북한과의 관계를 혈맹보다는 정상 국가 관계로 가고자 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외교 다변화를 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크림반도 사태 때문에 서방 압력으로 인한 자구책으로 동진정책을 취하게 된 러시아와 북한의 이해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북러 관계가 급진전되었다. 러시아가 북한 철도 현대화 사업에 20년간 250억 달러 정도를 투입해서 맡기로 하고, 그 대가로 북한으로부터 지하 광물 자원 등을 받기로 한 것은 매우 의미가 큰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남한과의 관계를 강화하고자 했고 실제로 박근혜 정부로서도 유러시아 프로젝트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간접적으로 남북이 러시아를 매개로 해서 연계가 확대되는 양상도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 상황까지도 북한은 염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교적 고립 상태에 있는 아베 정부가 북한과 북일관계 정상화를 위해 협상을 지속하고 있다. 북한은 매우 여러 가지 인내를 갖고 일본과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북한 입장에서는 외교적 다변화, 북중관계에 대한 일방적 의존도에서 탈피하고 남북관계가 악화되는 것으로부터 오는 여러 문제들, 경제적 부담들을 일정하게 햇징하는 차원이다. 다양한 외교 다변화를 보여주는 것이 현재 북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 북미 간에도 군사적 긴장, 대치가 지속되다가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가 끝나고 나서 미국이 현안으로 생각했던 억류자들 문제를 북한이 먼저 선제적으로 한 사람을 풀어줬다. 제임스 클리프 국가정보국장이 방북하여 일단 고리가 풀리면서 북미 간에도 돌파구가 열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었다. 그것이 북미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와 6자회담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연말로 오면서 UN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통과됐고,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이 있었다. 오늘 보도를 보면 북한 인터넷망이 전부 단절된 것을 미국의 보복이라고 해석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 북미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북미관계도 남북관계와 비슷하다. 서로 신뢰가 형성되지 않은 조건에서 여러 가지 문제들이 곧바로 서로 적대감을 확대하는 상황으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북미관계도 어떻게 될까 전망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의 6자회담 특사 등이 ‘북미 양자회담을 거부하지 않는다. 오히려 북한이 소극적이다’고 얘기하고 있다. 양자대화에 대해서는 과거와 달리 미국의 입장이 변한 게 사실이다. 미국은 6자대화의 틀에서 북한을 만나겠다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었는데, 사실 북미 간의 양자대화를 더 중시하는 흐름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여기에 대해서도 미국은 분명한 전제가 있다. 그 분명한 전제라는 것은 명백하게 9?19 공동성명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9?19 공동성명 시기의 북한 핵 동결 상태를 포함한 핵심적인 조건 플러스 알파가 미국이 얘기하는 핵심 전제 조건이다. 그런 부분에 북한이 진정성을 보여야 미국이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은 약간의 강도 차이는 있다고 해도 어떤 면에서는 계속 일관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북미 대화는 최근 미국, 쿠바 관계처럼 급속하게 진전될 수 있을까 하는 기대들이 사실 없지 않아 있다. 하지만 미국, 쿠바 관계와 다른 것이 쿠바에는 핵무기가 없다.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쿠바는 쿠바를 떠나고 싶은 사람은 다 떠나라고 하는 정책을 취했고, 사실 쿠바 난민들의 막대한 유입 때문에 쿠바에 대한 인권 공세를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가들이 중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점에서 인권과 핵이라는 것을 고리로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미국으로서는 사실상 없어진 상태이다. 미국이 봉쇄정책을 실패했다고 손을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점에서 쿠바 관계와 관련해 미국은 사실 더 빨리 현명한 판단을 했었어야 한다.
 
북한은 핵무기와 인권 문제 두 가지가 다 걸려 있다. 실제로 북한 압박의 핵심 부분들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아마 쉽게 북미관계가 미국의 양보라든가, 미국의 전향적 태도로 바뀌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북미관계가 2015년 어떻게 전개될까 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북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변화를 만들려고 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사실 북으로서도 시각을 조금 바꿔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그것을 매개로 해서 미국과의 신뢰를 확대해 나가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보인다. 그런 부분의 변화들이 있게 된다면 북미관계에도 진전은 있을 수도 있다고 판단되지만, 그렇게 가는 길이 평탄할 것이라고는 예상되지 않는다.
 
-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국들 정세가 내년에 유동적이고 급변할 가능성도 있다. 유가 폭락으로 인한 경제적 여파가 미국이 러시아만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중국까지 겨냥하는 국제전략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분석도 일부에서는 있는 것 같다. 중국은 중국대로 나름대로 대응책을 찾을 것이고,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거의 디폴트에 내몰려 있는 상황이지만 러시아가 갖고 있는 전체 국력을 봐서는 다른 형태로 돌파국를 찾을 소지도 있다고 보인다. 그런데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남북관계에서 일정하게 대화의 통로를 열어놓고 유지해야만 이런 상황에 대한 나름의 대응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대로 가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선택지가 좁아지는 것 아닌가 생각되는데.
 
동아시아는 새로운 거대한 질서 변동기에 들어서고 있다. 중국은 이른바 신형대국관계를 내세우면서, G2시대라는 것을 실제 여러 가지 상황에서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중국에 대해 일정한 봉쇄 혹은 견제를 구체적으로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이 다시 대중국 봉쇄를 기본으로 하는 피폿투아시아라고 하는 리밸런스 전략을 시행하면서 정책적으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적극 지원하고 있고 사실상 한미일 간에 정치군사적인 동맹관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탈냉전 이후에 다시 한미일의 남방 삼각동맹이 부활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대해 중국은 매우 신중하지만 아주 구체적인 목소리로 박근혜 정부에게 여러 가지 경고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동아시아의 새로운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시점에 한국이 취할 수 있는 갈래는 여러 가지가 있다. 많은 학자들이 얘기하듯이 한국이 취할 수 있는 방향은 현재 한미동맹을 훨씬 강화해서 앞으로 중국이 팽창하게 되면서 한국이 사실상 중국의 핀란드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한미일 남방 삼각동맹을 강화하고 한미 동맹도 강화해서 중국을 견제하는 선봉에 서야 한다는 입장이 있다.
 
반면에 어차피 중국이 더 커질 것이고 바로 인접한 조건에서 통일을 고려했을 때 중국에 편승하는 입장을 점점 확대하는 것이 좋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와 다르게 아주 극우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일부에서는 한국이 핵도 갖는 독자적인 중간국 노선으로 가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이런 가운데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인가 하는 것이 한국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입장이다. 한두 가지 옵션이 더 있을 수 있다. 경제는 중국, 정치는 미국과 같은 식의 일종의 줄타기를 계속 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추구했던 동북아 협력체제와 같이 집단적 차원에서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보협력 체제를 구성해가는 것을 통해 대응하려는 옵션도 있다. 이런 여러 옵션들이 있는데, 모든 옵션들에 전제될 수밖에 없는 것은 남북관계 정상화이다. 남북관계 정상화 없이는 한국은 여러 선택지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서 모두 결격 사유가 발생한다. 남북관계 정상화는 동사이아 질서 변동 과정에서, 한국이 어떤 방향으로 가느냐는 부분에서 아주 중요한 고리이다. 이것을 거치지 않고 다른 방향이 별로 없다. 북한을 압박하고 북한과의 관계가 불안정해져서 한국이 경제적으로 대륙, 유라시아로 뻗어가면서 국력이 확대되는 기회를 걷어찰 수밖에 없어서 다른 선택을 할 경우에는 매우 불행한 시나리오 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한국이 어떤 길을 선택하는지도 중요하지만, 그런 선택지를 폭 넓게 손에 들고 최대한 유리하게 패를 풀어가려고 한다면 남북관계 정상화가 돼야 한다.
 

[스페셜 인터뷰] 이승환 2014년 남북관계 평가와 2015년 전망 -2-

 

“헌재의 통진당 해산 인용 결정, 남북관계에도 부정적 파급 미칠 것”  

 
<폴리뉴스>와 월간<폴리피플>은 2014년이 저물어 가는 12월 23일 남북문제 전문가인 이승환 시민평화포럼 대표를 모시고 2014년 남북관계 평가와 2015년 전망을 주제로 인터뷰를 가졌다. 이승환 대표는 2014년 남북관계를 되돌아보면 연초에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이산가족 상봉이 진행되는 등 여러 차례 좋은 기회가 있었는데 이를 놓치고 결국 연말에는 냉전기의 남북관계로 되돌아가고 말았다며 아쉬운 한해라고 평가했다. 이승환 대표는 2015년 남북관계를 풀어야 할 필요성은 남북이 모두 가지고 있지만 골든타임을 놓치면 오히려 북한의 4차 핵실험 같은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기 때문에 연초에 남북이 상호 비방 중상 중지 등의 구체적 내용에 합의하고 대화를 재개하는 적극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고 이 시기를 박근혜 정부에게 주어진 골든타임이라 표현했다. 아울러 헌재의 통진당 해산 인용 결정이 국내에서 남남갈등을 심화시키는 문제도 있지만 남북관계에도 부정적 여파를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이미 핵을 보유한 나라고 인정을 받으려고 하는 것 같고 일부 성과를 거둔 것도 같지만, 중국은 여전히 유보적인 입장이다. 아까 내년에 UN 차원에서든 북한에 대한 압박이 더 강화되면 북한은 핵실험 카드를 다시 꺼낼 수 있다는 말씀도 했는데 이런 대북 압박에 우리 정부가 앞장 서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 등을 내세워서 남한에서 보이는 적대행위를 완화하기를 바라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다시 대북 압박으로 간다면 지금까지 내세운 모든 여지와 가능성들이 다 파탄이 나는 상황으로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로가 벼랑 끝 전술로 가는 상황이 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드는데.
 
치킨게임으로 가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 북도 다시 핵실험을 하게 될 때 그것이 초래할 국면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우리 정부나 미국 역시 북한을 그렇게까지 몰고 가서는 안 된다. 우리가 계속 압박을 가해도 핵실험은 못할 것이기 때문에 계속 압박을 가해도 된다는 논리 구조 속에서 서로 간에 치킨게임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사실 남북관계 변화의 수요는 남북 양 정부에 다 존재하고 있다. '어느 쪽이 더 절박하다, 아니다'고 얘기하는 것이 우스운 상황이다. 상황의 절박성은 북한이 더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가 그런 것을 활용해서 북한을 계속 압박해도 북한이 대화에 나올 것이라는 태도를 유지한다면 남북관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갈 수도 있게 될 것이다.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상호신뢰를 높이는 것과 관련해 가장 원칙이 되는 문제는 북한이 상호체제 인정의 가장 초보적인 요건으로 보고 있는 '비방 중상 금지'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상호 비방 중상 금지의 구체적인 내용들이 어떤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적시해서 남북이 합의를 만들어내고 거기에서부터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다. 아울러 내년이 광복 70년이기 때문에 6?15 공동선언을 포함해서 기존 남북관계에서 남북 당국 간 이뤄진 합의들을 기본적으로 존중한다는 입장을 대통령이 직접 천명하는 과정을 통해 남북관계의 기본적 신뢰를 하나씩 쌓아가는 노력들이 있어야 한다. 그런 노력들이 있을 경우 최악의 상황은 피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문제는 이명박 정권 때부터 해서 우리 정부가 북한에 대한 정책의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원인 중 하나가 북한 붕괴론에 기대하는 것 아닌가 한다. 김정일 때는 건강 문제, 김정은 집권 이후도 건강이상설 등을 거론하면서 북한 체제가 내부적으로 흔들리고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들인 것 같다. 김정은 체제의 북한을 객관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경제적으로는 조금 나아진 것 같고 정치적으로도 안정되어 간다고 보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의 내부 정세는 어떻게 봐야 하나.
 
북한 사회는 외부적 충격에는 약할 수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굉장히 안정된 사회다. 그런데 김정은 체제가 등장한 후 여러 가지 불안정성이나 정책 등이 급속하게 왔다 갔다 하는 모습 때문에 서방에서도 김정은 정권이 불안정하고 불안하다고 봤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들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런데 지난 3년 동안 김정은 체제가 일정한 방향을 잡기 시작했다고 본다. 내년 이후 김정은 체제는 훨씬 안정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내년은 김정은 체제가 3년 탈상을 하는 해이기도 하지만 북한을 이끌고 있는 조선노동당의 창건 70년이기도 하다. 역사적 기념일을 매우 좋아하는 북한 체제 스타일로 봐서 내년에는 여러 가지 점에서 권력의 안정이 뒷받침된다면 과감한 체제 변화의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 체제가 지난 3년 동안 보여준 몇 가지 핵심적인 특징들이 있다. 기본 총노선에서 북한은 과거의 국방병진 노선과는 전혀 다른 노선으로 핵병진 노선을 채택했다. 이른바 인민경제로 들어가는 자원을 확대하겠다는 것이고 경제의 특정부분을 강화하는 게 아니라 인민경제로 들어가는 자원을 강화하고 인민경제를 발전시켜 나가겠다, 그런 차원에서 경공업 중심 노선을 취하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총노선과 관련해서 확실한 방향을 하나 세웠다고 보인다. 6?28 조치나 5?30 조치 같이 우리식 경제 관리 시스템이 확대되고 점점 정착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농업이나 기업소 등에서 이른바 자율성이 확대되고, 이런 양상들이 실제 중국의 개혁개방 초기보다 훨씬 더 개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식 개혁개방이 상당히 확대되고 점점 발전해갈 가능성을 보였다고 볼 수 있다. 과거에는 '모기장 개방'이라고 하는 방식으로 주요 지점 서너 군데만 개방하고 나머지는 모기장을 치는 방식이었다면, 김정은 체제는 중앙급 경제특구와 지방급 경제특구를 포함해 총 19곳의 북한 전역을 경제특구로 선포했고,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이 취하고 있는 경제 개혁과 개방의 모습들은 북한은 절대 개혁개방하지 않을 것이라는 남쪽 보수적인 사람들의 시각에 비하면 엄청나게 개혁과 개방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외교 다변화이다. 총노선에서 경제 중시 노선, 인민경제와 관련해 자율성을 대폭 확대하고 경제 관리 제도를 더 개혁적으로 바꾸는 것, 개방을 확대하고 외교 다변화를 추구해 나가는 여러 가지 실험들이 있어왔다. 일정 부분에서 기본 노선을 책정할 것이라고 본다. 중국과는 또 다른 방식, 조금 더 통제된 개혁개방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할아버지, 아버지 때 체제와는 매우 다른 모습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런 점 때문에 북한 체제라는 측면에서는 내년이 상당히 주목된다. 탈상의 해이기도 하지만, 북한 조선노동당 창건 70년이기도 해서 김정은 체제가 실험해왔던 몇 가지 주요한 부분들을 일정하게 총화하면서 확대하고 발전시키고 좀 더 과감한 조치로 옮겨가는 부분에서 내년이 주목된다.
 
- 지난 19일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이 헌재에서 나왔다. 공안정국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으로 박근혜 정권이 잇단 실정으로 약화된 정국 주도력을 회복하는데 사용하려고 하는 것은 익히 알겠다. 문제는 이런 이념공세가 남북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되는데.
 
북한이 당장 반응했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과 관련해 북한은 예상대로 남쪽만 아니라 자기들 체제를 걸고 들어가면서 민주주의를 압살하고 있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 사건 자체가 남북관계 발전과 관련해 매우 큰 짐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으로서는 아무리 우리 정부가 남북관계 유인책을 사용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북한을 적대시하고 북한 체제를 부정하는 입장에서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조건에서 남북관계 개선 유인책을 남한 정부가 사용해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상황을 만들고 있다. 통합진보당 해산 건은 국내 정치에 미치는 영향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에도 굉장히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5?24나 금강산 문제 이상으로 이 문제가 앞으로 남북관계에 큰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 최근 우리 사회의 전체로 봤을 때 극우적이고 수구적인 행태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토크쇼 현장에서 고등학생이 사제폭탄을 던졌고 이를 일부세력이 고무 찬양하는 움직임 등이 있었다. 박근혜 정부의 내부적 위기, 국정운영에서의 엄청난 실정을 종북몰이로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민간 내부에서도 남남 갈등이 높아질 우려가 있고 자칫 해방 직후 상황 등 일련의 끔찍한 역사적 기억들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이다. 대북정책에서는 어떤 것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남한 내부에서조차 갈등이 강화되고 반복될 여지도 있다.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단순하게 일어나는 것은 아니고 몇 가지 배경이 있다. 김정은 삼대세습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장성택 등의 무자비한 숙청 과정이 우리 국민들에게 매우 반북적인 정서를 남기는 측면이 강했다. 국정원 대선개입 논란에서 보듯이 보수적 여론을 진작시키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작업들이 오래전부터 이뤄져왔고, 이런 것들이 종북공세와 긴밀하게 연동돼 있다. 젊은 세대가 통일하면 경제적 부담이 더 늘어나는 것처럼 느껴지게 되는 상황과 달리 보수적 통일 담론이 대두하게 됐다. 사실상 북한을 현실적으로 흡수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다. 그로 인해 시장이 확대된다고 보는 것이다. 일종의 북한 편입과 같은 담론들, 준식민지론이나 소위 우익적 통일 담론들이 횡행하고 있는 것에는 이런 배경에 깔려있다고 보인다. 복합적인 양상들이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국민정서의 보수화, 반북정서의 심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가 남북관계를 정치적으로 국내 정치의 연장선에서 활용하는 것과 남북관계 개선을 병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 종북 공세라고 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 내내 박근혜 정부를 상징하는 조치로 지속될 것이라고 보인다. 종북공세에 대응하는 부분과 관련해 상설적인 변수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야당이나 시민단체 쪽 입장에서 보면 당연하다고 생각된다. 오늘 어떤 신문에 나온 것처럼, 정치적 위기 때마다 종북 논란으로 위기를 타계해 온 것이 박근혜 정부의 중요한 정치적 특징이다. 이런 양상이 박근혜 정부 기간 동안 변하지 않을 것이다.
 
- 이 대목은 야권의 무능도 결부되어 있다. 야권 스스로 종북공세나 남북문제의 이데올로기적 접근에서 이전보다 대처를 잘하지 못하고 이 문제만 나오면 자기들 앞가림을 하기에 급급하고 정면으로 대응하지 못한다. 야권의 이런 소극적 대응 태도나 정체성 결여 등의 문제도 만만치 않게 고찰돼야 한다. 2014년은 남북의 화해협력을 지향하고, 통일문제나 평화문제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려고 했던 세력에게는 힘든 시기였다. 2015년에도 이런 현상이 지속된다면 어떻게 풀어가는 게 좋다고 보나. 
 
종북공세를 상수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사실 전반적으로 진보적인 진영의 세력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비전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측면이 있다. 종북공세가 힘을 받고 있는 이유는 북한은 정상적인 국가도 아닌데 저런 북한을 ‘오래된 미래’의 모델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시대착오적이고 그런 사람들이 무슨 진보이냐는 공격과 얘기들이 보통 사람들에게 너무 상식적으로 다가가게 된다. 그런 점에서 종북공세와 관련해 이런 것에 대해 분명한 논리를 개발하고 내놓을 필요가 있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진보진영 전체가 통합성 높이고 진보의 힘을 내적으로 더 확대하는 과정을 밟을 필요가 있다.
 
내년에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 여러 가지 논란들이 확대될 것이라고 본다. 그 점에서 북한 인권문제가 보수, 탈북단체의 전유물이 되는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 북한 인권문제가 정치적인 담론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진보적인 남북인권 협력담론이 만들어지고, 그것에 근거하는 활동들이 만들어져서 실천적으로 시도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정치적인 목적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이용하는 것과 달리 새로운 인권 담론과 활동방안과 실천을 만들어내서 대비시키는 과정들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 그래야만 북한 인권문제도 균형 있는 방향으로 진전될 수 있다. 내년은 광복 70주년, 한일협정 50주년, 6?15공동선언 15주년이 된다. 또 국제적으로 보면 파시즘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70년이 되기도 한다. 단지 이런 계기이기 때문에 무엇을 한다고 할 게 아니라 이런 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남북관계 개선과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각국들의 연대를 강화하고 단순하게 시민사회뿐만 아니라 정당 등의 연대로 확장하는 노력들도 내년에는 진행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박근혜 정부도 내년에 3년차이다. 연말에 정치적으로 상당히 어수선한 모습을 보이고, 보수진영 내에서도 박근혜 정부가 이렇게 정권으로 끌고 갈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종북공세에 매달리는 모습도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지나치게 국정운영에서 제자리를 잡지 못하는 것도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측면도 있는데.
 
실제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우리 정부가 별로 실력이 없어 보이는 미숙한 대처들을 연속해왔다. 용어, 언술에서도 성숙함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대응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된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박근혜 정부가 근본적으로 갖고 있는 유전자적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박정희 정권 시절에 봤던 남북관계는 남쪽이나 북쪽이나 서로 적대관계를 국내정치에 활용하고, 자기 체제를 유지하고 강화하는데 사용했던 것이다. 때로 필요하면 7?4 남북공동성명처럼 특사를 보내서 합의하고, 또 필요하면 급전직하로 10월 유신으로 넘어가기도 했다. 이 시점에 북은 북대로 김일성 유일지도체제로 갔다. 이런 것을 박근혜 대통령이 아버지 곁에서 지켜봐왔다. 박근혜 정부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유전자는 남북관계와 관련해서 북한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고, 그것을 통해 국내 정치를 필요한 만큼 적절하게 활용도 하고 한다고 해도 필요에 따라 원하기만 하면 북한과 대화도 하고 합의도 하고, 그것을 활용해서 일정한 국면을 돌파하고 나서는 다시 파기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보면서 자랐고, 그런 부분에서 생래적으로 스며있는 유전자가 있다고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남북관계와 관련해 이런 생래적인 유전자의 부정적인 측면들을 어떻게 극복해내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남북관계나 여러 관련된 외교안보 당국자들이 더 철저하고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입장에 서서 정책들을 추진하고, 박근혜 정부를 그런 방향으로 이끌어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유전자대로 끌려가게 된다. 사실 지금까지의 상황들은 박근혜 정부가 태생적으로 가진 유전적 부분이 더 강화되는 방향으로 돼왔다고 본다. 남은 기간 동안 이런 유전자를 좀 더 실용적인 입장에서 극복할 수 있냐가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보인다.
 
- 정권 내부에서 외교나 남북관계 전문가들에 의해 제어되거나 방향 전환이 되지 않는다면 야권이나 시민사회에서 압박이나 긍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해서 바뀌도록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남북관계가 진행되지 못하고 답보되는 상황에서 역시나 야당이나 시민사회도 정권 탓만 하기에는 너무 무기력한 것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든다. 새해에 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 새해를 어떤 각오로 맞아야 할까.
 
여러 가지로 상황이나 정세가 만만치 않은 조건에서 광복 70년, 분단 70년을 맞게 됐다. 여러 가지 부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매우 긍정적인 측면도 많이 있다. 보수적인 언론 중 하나인 중앙일보의 경우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이미 상당부분 논조 변화가 있다. 사실은 보수언론들에서도 이런 변화들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렇게 적대적인 상황으로 남북관계를 끌고 가는 것이 국내정치에서는 달콤할 수는 있지만, 조금 더 큰 차원에서 보면 사실은 한국이 더 큰 과정으로 나가고 더 크게 발전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는 질곡으로 느끼는 분위기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과거처럼 시민사회가 선도적 행동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 저변에서부터의 적공들이 이뤄지는 것이 사실은 변화를 만드는데 훨씬 더 중요한 동력이라고 보인다.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이런 분위기를 확대하고 강화하는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는 노력들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드러나 보이는 어떤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 곳곳에서부터 이런 공력을 증진시키고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통일교육이나 평화교육, 학교나 사회에서의 기본적인 민주적 시민교육이 매우 중요하고 더 힘을 갖고 확장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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