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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 칼럼]2014 한반도 정세평가와 2015 정세전망 시리즈 1편
상생과통일 포럼 조회수:888
2014-12-04 18:15:00

                                                                             김근식(경남대 교수, 정치학)

  2014년 북한은 대내적으로 김정은 리더쉽의 안정성을 확대하고 경제 회복에 토대한 개혁개방을 시도한 데 이어 대외적으로 외교적 다변화를 모색한 한 해였다. 집권 3년차를 맞는 김정은 체제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정치 경제적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치적으로는 권력승계 이후 당정군의 역할분담을 안정적으로 정착시켰다. 장성택 처형 이후 최룡해 비서를 중심으로 당을 이끌고 황병서 총정치국장을 주축으로 군을 추스르는 시스템을 갖추었다. 내각은 2013년 새로 발탁된 박봉주 총리 하에 상대적으로 젊은 상급 테크노크라트들을 배치했다.

  당정군 관계에서 당의 우위 방침은 금년에도 지속되었다.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황병서에게 넘겨준 이후로도 최룡해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비서 및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을 역임하면서 장성택 이후 김정은의 최측근 실세를 유지했다. 김일성 가문의 백두혈통과 이를 보위하는 빨치산 출신의 만경대혈통의 대표주자로서 최룡해는 김정은 체제에서 확고한 입지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최룡해가 북한정권에 일정한 지분을 갖는 주주라면 황병서는 능력과 성실함으로 발탁된 전문경영인이다.

  김정일 시대의 선군정치가 상대적으로 군부의 위상과 역할을 증대시켰다면 김정은 시대 3년차의 당군관계는 명백히 당우위로 자리잡았다. 사실 총정치국장이 자동으로 정치국 상무위원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김정은 후계체제의 2인자였던 리영호는 인민군 총참모장 타이틀로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차지했다. 최룡해는 총정치국장이 아님에도 김정은의 특사로서 러시아를 방문함으로써 김정은 체제의 최고 실세임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제 총정치국장과 총참모장 그리고 인민무력부장의 정치적 위상과 격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인민군은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현영철 인민무력부장과 리영길 총참모장 체제를 새롭게 포진시켰다. 잦은 군부 인사 교체 이후 김정일 시대에 발탁된 사람 대신 김정은 사람으로 신군부 진용을 형성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권력승계 이후 리영호 숙청으로 인민군을 군기잡고 최영림 총리 대신 김정일 시대에 좌천되었던 박봉주를 새 총리로 임명하면서 내각의 면모를 일신했고 장성택 처형으로 노동당을 일대쇄신함으로써 이제 김정은은 아버지 그늘에서 벗어나 당정군에서 김정은 독자의 권력장악을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3년에 걸친 꾸준한 권력장악 과정은 본질적으로 김정일의 사람을 김정은의 사람으로 교체하는 것이었고 김정일 시대의 선군정치가 결과한 군부의 과잉비대화를 완화하고 당중심의 지도체제로 정상화화는 것이었다. 최룡해 중심의 당재편과 홍영칠 마원춘 등 삼지연 5인방의 부상, 김여정의 당내 역할 공식화, 김정은이 직접 발탁한 황병서 중심의 군재편 등은 그 결과이다. 군부 독자의 권력화를 막기 위해 최룡해 황병서 등 당출신 인사가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맡는 것도 그 맥락이다. 2014년 김정은 체제는 당우위의 당정군 관계가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의 리더쉽이 강화되고 김정일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홀로서기’가 완성됨에 따라 정치적 안정성이 증대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북한 경제는 2014년에도 상황이 호전되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보수적으로 평가한다는 한국은행의 북한 총생산 추정치도 2011년부터 연속 플러스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도 인정할 정도로 식량난이 완화되었고 북중 교역을 핵심으로 다방면의 대외 교역이 급증하면서 북한 경제에 활력이 돌고 있다는 게 북한 경제 전문가의 일반적 평가다.

  석탄 철광 등 자원수출에 이어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중동 아프리카 등에 대규모 인력송출을 진행하면서 외국으로부터 외화를 벌어들이는데 적극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금년 9월 대련에서 개최된 투자설명회에 서방식의 프리젠테이션이 선보이고 투자를 희망하는 외국의 요구를 법제화하는 등 외자유치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13년 11월 신의주 특구와 13개의 경제개발구를 발표한 데 이어 금년 7월에는 경제개발구를 추가로 6개 발표함으로써 5개의 국가급 경제특구와 총 19개의 경제개발구로 대외개방을 모색하고 있다. 달러가 되는 것이라면 자원도, 인력도, 심지어 주권도 넘기면서 과감하게 김정은 체제는 적극적 개방을 하고 있다.

  6.28 방침 이후 경제개혁도 속도를 내고 있다. 6.28 방침의 시범 실시에 이어 금년에 전면적 시행을 담보하는 5.30 조치가 실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 전역의 모든 기업과 공장과 회사와 상점 등에 전면적 자율권을 부여하고 있다. 공장과 기업의 지배인에게 확고한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공장별 근로자의 임금 격차가 수백배가 날 정도이다. 농업 개혁 역시 생산성 증대를 위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사실상 가족농 규모의 포전 담당제로 협동농장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과거 김정일 시대에는 시장 경제를 묵인과 억압으로 반복해서 통제했다면 2010년 이후에는 아예 시장경제를 활성화함으로써 국가 재정과 계획 경제를 살리는 방향으로 자리 잡았다. 시장을 허용하되 국가가 일정부분을 상납 받음으로써 이른바 시장의 전면 허용과 이를 통한 ‘지대 추구’(rent seeking) 방식이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북한식 개혁과 개방이 시장경제와 공존하면서 북한경제를 호전시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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