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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與野 ‘노동개혁 vs 재벌개혁’ 정면충돌
상생과통일 포럼 조회수:1227
2015-08-06 10:36:00

 

박근혜 대통령의 뜻에 따라 새누리당이 노동시장 개혁에 모든 정치력을 모으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은 ‘재벌개혁’을 전면에 내걸고 정치적 동원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개혁 vs 재벌개혁’ 이슈프레임의 정면충돌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노동개혁이 정치권의 중심이슈로 진입한 것은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 사퇴 파동 직후인 7월 16일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와의 회동부터다. 김 대표가 회동 직후인 17일 표를 생각하지 않고 올 하반기에 ‘노동개혁’을 완수하겠다며 박 대통령과 코드를 맞추면서 본격화됐다.

이후 박 대통령과 김 대표는 연일 번갈아가면서 노동개혁의 필요성을 강조, 야권을 압박하면서 노동개혁의 주도권을 잡아나갔다. 김 대표는 7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표를 잃을 각오로 당력을 총동원해 노동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했고 이를 받아 박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석상에서 “노동개혁은 생존의 필수전략”이라고 했다.

이후에도 박 대통령과 김 대표의 릴레이식 ‘노동개혁 이슈 띄우기’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진행됐다. 그러면서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기성세대의 ‘노동유연성 수용’과 ‘임금피크제 도입’은 필수불가결한 선결요건이라고 대국민 홍보전에 들어갔다.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국무회에서 “노동시장 개혁은 한마디로 청년 일자리 만들기”라며 “절박한 청년 일자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비정규직 등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고도성장기에 만들어진 노동시장의 제도와 관행도 바꿔 나가야 한다”며 “기성세대, 기업, 정규직이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기득권을 조금씩 양보해야 청년들이 지금의 좌절에서 벗어나서 기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기성세대의 양보를 강조했다.

이를 받아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김무성 대표도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우선순위 과제가 바로 노동시장 선진화”라며 “방미기간 중에도 누차 강조했지만 우리 아들, 딸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은 우리 현세대의 책무”라고 노동개혁에 대해 강한 열의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여의도연구원 조사결과 ‘노동시장의 선진화 필요성, 노동관련 제도·시스템 개선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에 대한 지지가 80%, ‘여당이 현재 노동시장 선진화의 개혁을 추진하는데 대해서의 공감’ 60.6%, ‘정부의 노동시장개혁 실행’에 대한 지지가 71.5%라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도 자신만만하게 공표했다.

박 대통령과 김무성 대표 간의 당청협력에 따른 ‘노동개혁’ 이슈 띄우기는 성공한 듯했다. 특히 야당이 정부여당의 ‘노동개혁’ 속도전에 무기력하게 대응하면서 이러한 경향은 굳어진듯 했다. 야당이 민주노총 주축의 대기업노조 ‘눈치’를 봐야하기에 ‘노동시장 유연성’에 대해 분명한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없는 한계를 정부여당이 치고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정부여당은 공공부문과 대기업 정규직 노조에 대한 일반 국민들과 다수 노동자들의 정치적 불만을 자신에게로 쏠리게 하는 효과까지 얻었다. 김무성 대표는 ‘노동개혁’을 두고 총선서 표를 잃을 것이라고 했지만 실제 정치적 효과는 오히려 새누리당에 유리하게 흘렀다.

수세에 놓였던 野, 롯데 사태로 ‘재벌개혁’ 들고 맞불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에 뾰족한 정치적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수세로 일관했다. 정부여당 주장의 문제점을 연일 내놓긴 하나 국민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가진 못했다. 한국노동시장을 억누르는 ‘이중적인 노동구조’의 문제를 외면할 수 없기에 더 했다.

이에 좀체 출구를 찾지 못하던 야당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사태를 계기로 반전프레임을 구축했다. 정부여당의 ‘노동개혁’의 주된 타깃이 ‘공공부문-대기업 노조’이라면 새정치연합은 ‘노동개혁’과 함께 ‘재벌개혁’의 병행을 내걸 수 있는 명분을 잡았기 때문이다. ‘노동’의 문제는 ‘사용자’인 ‘재벌’의 문제와 직접 관련돼 있기에 야당으로선 여당의 ‘노동개혁’ 공세에 맞불을 놓게 됐다.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문재인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노동개혁은 재벌개혁과 함께해야 한다. 재벌개혁 없는 노동개혁은 노동자들에게만 고통을 요구하는 반개혁일 뿐”이라며 재벌개혁을 내걸고 정부여당의 ‘노동개혁’ 속도전에 정면 대응했다. ‘재벌개혁’ 없이는 ‘노동개혁’도 어렵다는 ‘구도’를 이끌어내면서 박근혜 정부를 재벌편향정부로 몰아가 ‘재벌개혁’에 화두를 맞췄다.

특히 문 대표는 롯데그룹 사태와 관련해 “재벌기업들의 가족 간의 다툼이 볼썽사납다. 재벌기업이 드러내는 민낯은 재벌경제체제가 이제는 더 이상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아니라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구조적인 원인”이라며 “박근혜 정부가 경제민주화 공약을 파기하고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제민주화 공약의 핵심이었던 재벌개혁은 오간 데 없이 사라졌다”고 정부를 공격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법정최저임금 5580원을 미달하는 노동자가 233만 명이나 되는 점을 지적하며 “박근혜 정부의 2년 반 양극화 된 우리사회의 상처에 소금만 뿌린 시간이다. 친재벌 감세정책, 부동산 경기부양만을 금과옥조처럼 떠받쳤다”며 “서민가계는 신음하고 있다. 구멍난 세수를 메우기 위해서 담뱃값 인상을 했다. 여기에 노동시장 개혁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너무 동떨어진다. 너무 반역적”이라고 정부여당의 ‘노동개혁’ 추진을 비난했다.

추미애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청년일자리 창출도 ‘재벌개혁’에서 출발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정부여당의 노동개혁 명분을 반박한 것이다. 추 최고위원은 “곳간에 돈을 쌓아놓는 재벌대기업으로 하여금 총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견인해내는 것이 정부 정책의 방향이 돼야 한다. 총투자가 늘지 않으면 절대 고용이 늘지 않고, 청년 고용도 있을 수 없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바로 정부의 책임”이라며 “노동시장 개혁과 재벌개혁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가야 한다”고 했다.

또 추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이 기성 중‧고령 노동자의 해고를 쉽게 하면, 청년일자리가 잘 만들어질 것처럼 말한 대목을 짚으며 “그렇게 한다면,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뿐”이라며 “재벌총수가 대기업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노동자와 사용자 간의 오너의 허락 없이 민주적 노사관계가 만들어지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나아가 “재벌대기업은 더 이상 국민경제에 낙수효과를 주는 선순환 동력이 아닌 악순환의 블랙홀”이라며 “사회 환원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이를 등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재벌 개혁은 재벌대기업의 발목을 잡거나, 악으로 규정해서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자는 것이 절대 아니다. 더 이상 악순환의 블랙홀이 아닌 국민 경제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새정치연합의 최고위원회의는 정부여당의 ‘노동개혁’ 주장에 맞서 ‘재벌개혁’으로 맞불을 지르는 회의였다. 한국사회의 양극화와 부조리한 노동현실 문제가 단순히 ‘노동부문’ 자체의 문제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재벌 부문’과 연계돼 있다는 점을 부각하는데 일정 성공을 거뒀다.

지금까지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이중적 노동시장 구조’와 청년일자리 부족문제를 야기한 주적(主敵)을 ‘공공부문-대기업 강성노조’로 보고 이들에 대한 개혁에 ‘국민적 동력’을 얻어나가려 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이 롯데 사태를 계기로 우리 노동시장이 왜곡된 배경에 ‘재벌문제’가 같이 녹아있다는 부분을 치고 들어가면서 정부여당도 곤혹스런 상황이 됐다.

새정치연합이 ‘노동개혁’과 관련해 ‘정규직 대기업 노조’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라는 국민적 요구 앞에 곤혹해했듯이 새누리당도 ‘재벌문제’에 대한 국민적 추궁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정부여당이 제시한 ‘노동개혁’에 대한 ‘찬반’ 프레임의 틀을 벗고 ‘노동개혁 vs 재벌개혁’ 프레임으로 빠져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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