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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이슈]4월 정국의 태풍, 성완종 리스트
상생과통일 포럼 조회수:945
2015-04-28 18:49:00

 

폴리뉴스 전형민 기자]4월 한 달 여의도는 온통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파문으로 시끄러웠다. 파문은 지난 10일 자원외교 비리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현 정권의 전·현직 청와대 비서실장들을 비롯한 친박 핵심 실세들에게 돈을 건넸다는 쪽지가 세상에 밝혀지면서 불거졌다.

‘성완종 리스트’에 허태열 전 비서실장은 7억 원, 김기춘 전 실장은 10만 달러, 유정복 인천시장 3억 원, 서병수 부산시장 2억 원,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2억 원, 홍준표 경남지사 1억 원, 그리고 액수가 명기되지 않은 이완구 국무총리와 이병기 비서실장 2명이 기재돼 있었다. 나중에 성 전 회장 녹취록에서 이 총리에게 3천만 원을 건넸다는 것이 추가됐다.

이 리스트에는 박근혜 정권의 핵심실세 모두가 성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은 것으로 나오면서 정권의 도덕성은 하루아침에 무너질 위기에 몰렸다.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 또한 자신의 유일한 통치리더십인 ‘깨끗하다’는 이미지마저 훼손될 위기로 몰아갔다.

이번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어디까지 정치적 파장을 야기할 지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지난 20여 일 동안의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전개과정을 짚어볼 때 2015년 한 해는 지난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정국, 2014년 세월호 정국에 버금가는 정국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① 해외 자원외교 비리로 시작된 ‘성완종 리스트’ 파문

▲ 4월 9일 새벽, 성완종의 인터뷰

성완종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07년부터 박근혜 대통령을 모셨다”며 “신뢰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그런 입장이 돼서는 안 된다. 나 하나 희생됨으로써 앞으로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의미에서 말씀을 드린다”면서 전·현직 비서실장을 비롯 국무총리, 시·도지사에 이르기까지 현 정권의 실세들에 금품을 제공했다고 폭로했다.

성 전 회장은 “사정한다고 소리 지르고 있는 이완구 총리 같은 사람, 사정 대상 사실 1호”라며 이완구 총리에게 3000만원을 줬다고 밝혔다. 또 “허태열 실장, 국회의원 당시에 만났다”며 “2007년 대선 캠프 때 7억 줬다”고 밝히며 “사실 그 돈 가지고 (대선 후보) 경선을 치른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관련해서는 “2006년 9월에 벨기에와 독일 갔었는데, VIP(박근혜 대통령) 모시고 갈 때 내가 10만 불, 달러로 바꿔서 롯데호텔 헬스클럽에서 전달해 드렸고 수행비서도 따라왔다”고 구체적으로 말했다.

이병기 현 실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금액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아이고 뭐, 뭐, 하면 그 사람 물러날 텐데”라는 묘한 말을 남겼다. 홍준표 지사와 홍문종 의원에 대해서도 “내가 그 홍준표가 당 대표로 나갔을 2011년쯤 윤모 씨를 통해서 1억 원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때 홍(문종) 본부장에게 2억 원 정도를 현금으로 줬다. 매일 거의 같이 움직이며 뛰고 조직을 관리하니까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람도 자기가 썼겠습니까. 대통령 선거에 썼지”라고 말했다.

▲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내린 8명의 해명

한편 성완종 전 회장의 몸에서 발견된 메모(성완종 리스트)에 이 총리의 이름이 기재된 데 대해 이완구 총리는 4월 13일 국회 본회의 참석 전 “고인으로부터 후원금을 단 한 푼도 받은 게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14일에도 고 성 전 회장과 돈거래가 없었다면서 “의혹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난다면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의 전직 비서실장인 허태열 전 실장도 해명 자료를 배포하고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참여 의원들을 비롯한 캠프 요원들은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가면서 캠프를 운영했다”고 해명했다. 김기춘 전 실장도 입장보도자료로 “금품 수수 주장은 일말의 근거도 없는 황당무계한 허위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현 실장인 이병기 실장 역시 “자신 있으면 조사받으라 했더니 섭섭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홍준표 지사는 지난 10일 성 전 회장의 메모에 자신 이름이 적혀있는 것과 관련해 “정치자금을 받을 정도로 친밀한 관계 아니다”며 금품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홍문종 의원은 11일 국회 정론관에서 “2012년 성 전 회장이 저에게 대선자금 2억원을 줬다고 보도한 기사는 전혀 사실에 기반하지 않은 황당무계한 소설”이라며 “단 1원이라도 받았다면 정계 은퇴를 하겠다”고 밝혔다.


② 메가톤급으로 커진 ‘성완종 폭풍’

이처럼 리스트에 거론된 인사들이 항변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파장은 일파만파 커졌다. 그 첫 번째 타자는 공교롭게도 성완종 전 회장이 “사정 대상 사실 1호”라고 말한 이완구 국무총리였다.

 ▲ ‘피노키오’ 이완구 총리의 ‘사정’

10일 오전 보도로 불거진 '성완종 리스트'에 이완구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 총리는 성 전 회장과 "별다른 인연이 없다"고 밝히며 결백을 주장했으나 곧바로 전날 15차례 통화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거짓말’ 의혹이 점화됐다.

이후 선거 자금 의혹이 일자 이 총리는 13일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경남기업과 고인으로부터 정치적 후원금을 받은 것은 없다”고 다시금 결백을 피력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14일 <경향신문>이 곧바로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직전 진행한 인터뷰를 공개하면서 이 총리의 사태의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이 총리는 “사실이라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배수진을 쳤지만 성 전 회장과의 독대와 3000만원의 선거자금을 담았다는 ‘비타500’박스 등 관련 증언들이 쏟아지면서 의혹이 더욱 커져갔다.

16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 총리의 전 운전기사에 대한 이 총리 측의 회유와 협박, 증거인멸의 의혹까지 더해졌고 급기야 박 대통령이 16일 순방을 떠나기 직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독대했다. 이 자리에서 김 대표는 이 총리와 관련한 여론의 악화를 이야기 했고 박 대통령은 이 총리의 거취를 “돌아와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대통령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16일 새누리당 안에서도 비박계를 중심으로 이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거나 해임건의안에 표결하겠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이 총리의 사퇴는 사실상 시간문제 였을 뿐 기정사실로 받아들였다. 설상가상 새정치민주연합은 주말인 19일까지를 이 총리의 자진사퇴 기한으로 최후 통첩했고 이 총리가 사퇴하지 않자 20일 바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22일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결국‘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여·야를 가리지 않는 압력을 받아온 이완구 총리는 20일 해외순방중인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의를 표명했고 박 대통령이 순방에서 돌아온 27일 이임식을 가졌다.

▲ 적힌 액수중 가장 ‘싸게’ 먹힌 홍준표의 ‘사정’

이완구 총리의 사의표명 이후 검찰의 수사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 중인 인사는 ‘올무에 걸렸다’며 억울한 심경을 표현했던 홍준표 경남지사다.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인사 8명중 가장 ‘예외적’ 인물이다. 다른 7명이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반면, 홍 지사는 정권의 변방에 있었기 때문이다.

성 전 회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거론한 2011년도 5~6월은 당시 홍 지사가 그해 7월로 예정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전당대회의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해 분주하게 움직였던 시기다. ‘전달자’로 지목된 윤 전 부사장은 2010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당시 홍준표 캠프의 공보특보로 활동했고, 2011년 전당대회 때는 특별한 직책 없이 홍 지사를 돕고 있었다.

이에 대해 홍 지사는 11일 <한겨례>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돈을) 전달받은 사실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곧바로 12일 윤 전 부사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홍준표 지사 스스로 잘 알고 있을 텐데 바깥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부적적하다. 검찰이 조사하면 제대로 밝힐 것”이라는 묘한 뉘앙스의 말을 했다.

이에 16일 홍 지사는 출근길에 “메모에 있는 사람이 모두 부탁을 거절한 사람이고, 소위 청탁을 안 들어준 사람이 메모에 다 올랐다. 무슨 억하심정으로 (내 이름이 담긴) 메모를 남기고 돌아가셨는지 거기에 대해 알 길이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여기에 더해 홍 지사는 측근이 돈 전달자인 윤 부사장을 만나 회유를 시도했다는 지난 24일 보도로 밝혀졌고 이에 대해 홍 지사는 “모든 것은 검찰 수사절차에서 밝혀질 것으로 믿는다”며 “추측보도가 난무해도 저는 흔들리지 않고 수사절차에 협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 朴대통령의 1,2,3대 비서실장들의 ‘사정’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거론된 인사 중 가장 많은 액수가 적힌 사람은 허태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허 전 실장은 ‘성완종 리스트’가 공개된 후 보도자료를 통해 “그런 금품 거래는 상상도 할 수 없다”고 전면 부인한 후 모처에서 검찰 소환에 대비한 법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성 전 회장은 자신이 준 7억을 가지고 2007년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당내 경선 자금에 돈을 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물론 선거법에 따른 공소시효는 7년이기 때문에 공소시효는 지났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당내 대선 후보 첫 경선을 불법 자금을 통해 치룬 것이 되기 때문에 이 역시 큰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성완종 리스트’ 폭로 직후 성 전 회장을 만난 적 없다고 했다가 말을 바꾼 전력이 있는 김 전 실장은 성 전 회장의 2006년 9월 당시 한나라당 전 대표 자격으로 독일과 벨기에를 방문했던 박 대통령 일행의 방문 비용으로 10만 달러를 제공했다는 주장에 “당시 모든 방문 비용은 아데나워 재단이 댔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 일행을 초청했던 독일 콘라트 아데나워 재단이 21일 “당시 박 대통령 일행에 대해 한국~유럽 구간 항공료는 지원하지 않았다”고 밝혀 거짓말에 따른 파장이 예상된다.

구체적인 금액이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현 비서실장인 이병기 실장 역시 최근 성 전 회장과의 140여 차례의 통화내역이 드러나면서 궁지에 몰렸다.

▲ 2012년 대선캠프 실세들의 ‘사정’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거론된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홍문종 의원의 지난 대선 때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성 전 회장의 쪽지에는 ‘부산시장(2억), 홍문종(2억), 유정복(3억)’이라는 글이 적혀 있고, 성 전 회장은 자살 직전 남긴 육성에서 “2012년 대선자금”이라는 말을 남겼다.

서 시장, 유 시장, 홍 의원이 메모 내용대로 성 전 회장으로부터 각각 2억∼3억 원을 건네받은 게 사실이라면 불법 대선자금 의혹으로 번질 수밖에 없고, 수사 대상에 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서 시장, 유 시장, 홍 의원 등은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검찰 수사에서 진실 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흔들리는 박근혜정부의 정통성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이 모두 성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주장은 앞으로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의혹이지만, ‘성완종 리스트’의 진위 여부를 떠나 이미 이런 구설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의 자리에 오른 과정이 ‘과연 정당한 것이었는지’까지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차떼기’이란 과거의 오명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에게 덧씌워질 위기다.  이에 박근혜 정권은 국정원 댓글 사건에 이어 ‘성완종 리스트’를 통해 자신의 정통성과 정치적 정당성에 대한 근본적 질문과 또다시 마주하게 됐다. 이 물음에 답해야 할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 자신이라는 게 중론이다.


③ 새누리당의 반격, ‘물타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3일 야당에서 2012년 대선자금 의혹 수사를 촉구하는 데 대해 “대선자금 조사에 응하겠다”며 “야당도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전선의 확대를 꾀했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선은 제가 책임을 지고 치른 선거로 제가 아는 한 어떠한 불법도 없다”며 “대선자금 조사하려면 얼마든지 하라. 제가 조사에 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자금은 여야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야당도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성완종 리스트’파문을 2012년 대선자금 의혹 전반으로 몰고 가는 야당에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풀이됐다.

  ▲ “문재인 나와라!” 성완종 특별사면 논란

20일 이완구 총리의 사의 표명으로 한숨을 돌린 새누리당은 노무현 정부 당시 성 전 회장이 두 번이나 특별사면을 받았던 사실을 빌미로 야당을 향한 역공에 나섰다. 21일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가 밀어붙여 성 전 회장을 사면했다”는 여당의 선공에 야당이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고 반발했다.

논란의 핵심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5월과 2007년 12월에 이뤄진 성 전 회장의 사면 과정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영향력을 행사 했는지와 당시 법무부가 성 전 회장의 사면을 적극 반대했는지 여부다.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두 차례 사면에서 법무부의 반대가 있었지만 당시 각각 민정수석, 비서실장이었던 문 대표 등 청와대가 밀어붙여 (성 전 회장의) 사면이 이뤄졌다”며 “‘사면이 법무부 업무라 당시 청와대와 무관하다’는 문 대표의 지록위마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근거 없는 주장으로, 성완종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구태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2차 사면이 이명박 전 대통령 인수위원회의 요청으로 진행됐는지 여부도 쟁점이다. 권 의원은 “2차 사면은 이 전 대통령 인수위 요청이 아닌, 노 전 대통령의 청와대가 주도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며 “누구 말이 맞는지 국정조사를 열어 확인해보자”고 공세를 펼쳤다.

여기에 검찰 수사의 실무라인 최종 책임자라고 할 수 있는 황교안 법무부장관까지 20일 국회에서 “정치권에서 오가는 불법 정치자금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비슷한 발언을 해 여권의 물타기 공세에 대한 의구심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④ 野 특별사면, 사안 본질 아니다 반발

여권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두고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발목을 잡자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지난 2007년 성 전 회장에 대한 특사 결정에 대해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의중을 받아들여서 사면복권을 단행해 준 것”이라면서 “(여당이) 이미 정리돼 있는 문제를 자꾸 억지를 쓰면서 물타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野 ‘특검’받고 ‘특검’ 하나 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터진 이후 이완구 총리 해임 건으로 여당을 압박하던 문 대표는 이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뒤 23일 여권의 화살이 자신에게로 집중되자 특검 도입을 전격 제안했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의 본질은 정권 차원의 불법 정치자금 문제”라며 “특검을 통한 진실규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선(先) 검찰 수사 후(後) 특검’를 주장해온 지금까지의 입장과 달리 새누리당의 특검 요구를 전격 수용한 것이다.

문 대표는 대신 특검의 공정성을 적극 강조하고 이병기 비서실장을 비롯한 리스트 관련자들의 자진사퇴,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특검 수사 불개입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이 결단해야 가능한 일로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내친 김에 문 대표는 자원개발 비리 의혹에 대한 상설특검도 요구했다. 그는 “이번 파문의 출발점인 이명박정부의 해외자원 개발 비리도 특검에 맡겨 실체적 진실을 밝힐 것을 요구 한다”면서 “다만 이 사안은 상설특검 대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문 대표가 ‘두 트랙 특검’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별 소득 없이 마무리된 자원외교 국조특위의 불씨를 살리는 동시에 박근혜정부의 비리와 이명박정부의 비리를 한 데 엮어냄으로써 ‘차떼기당’ 이미지를 각인시키겠다는 의도다.


⑤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전망은?

성완종 파문이 물타기 공세나 폭탄 돌리기 양상으로 흐르는 데 대해 진영을 떠나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이번 사안의 성격상 과거처럼 정치권이 네 탓 공방으로 본질을 흐리면서 흐지부지 넘어갈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새누리당은 당시 사면이 노무현 정부의 특혜로 이뤄졌다고 주장하는 반면, 새정치연합은 이명박 대통령당선자 측 요청에 따른 조치였다고 맞서고 있다. 사면 논란은 4ㆍ29 재보궐 선거를 앞둔 전략적 이해관계가 얽혀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성 전 회장 사면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의 본질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말할 것도 없이 성 전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 규명이다. 하지만 지금은 정권 핵심 실세들의 금품수수 의혹에 못지 않게 사면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수세에 몰린 여권이 일종의 ‘국면전환용 물타기’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보이면서 이 문제가 실제 이상으로 증폭돼가고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는 특별사면에 대한 검찰수사 촉구와 국정조사 검토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검찰 특별수사팀은 ‘성완종 리스트’를 확인하는 것조차 시간적, 물리적 한계를 호소하고 있다. 그런 마당에 막연한 의혹까지 덧붙이라는 것은 이번 수사를 아예 하지 말라는 것밖에 읽혀지지 않는다.

또한 산적한 국정과제 해결을 강조하는 새누리당이 과녁을 흐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면 논란을 키우는 것은 모순적인 행태다. 정치권이 이번 특사 논란을 계기로 사면 제도에 대한 입법 보완책 마련에 나서는 게 더 합리적이고 현실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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