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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김기춘 비서실장, 권력암투 한복판에서 어떤 역할?
상생과통일 포럼 조회수:1107
2014-12-03 18:12:00

비선실세 국정개입과 청와대 민정수석실 감찰보고서 유출 논란과 관련해 비서실 업무를 책임진 김기춘 비서실장이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출된 문제의 문건에 정윤회 씨와 이른바 ‘문고리 3인방’ 등 이른바 ‘십상시’가 김 비서실장 축출을 모의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김 실장이 청와대 권력암투의 한복판에 서 있었던 것만은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언론보도를 보면 김 실장이 문제의 공직기강비서관실의 감찰보고서를 올 3월 전후에 어떤 식으로든 보고받았으며 또 이 문건의 유출사실도 최소한 지난 5월 이전에는 분명하고 파악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지금 논란의 발단이 된 사건들의 구체적인 윤곽 또한 일찌감치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란 정황들이 곳곳에서 밟히고 있다.

<세계일보>가 올 1월 작성한 공직기강비서관실의 ‘靑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제목의 동향 감찰 보고서를 보도한 지난달 28일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이 보고서가 공식 보고됐는지에 대해선 답을 회피하면서도 “시중에 근거 없는 풍설을 모은 이른바 찌라시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하고, 당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어떤 식으로든 김 비서실장에 보고됐다고 밝혔다. 김 실장이 자신의 거취를 다룬 이 문건의 실체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을 것만은 분명하다.

이 문건의 유출과 관련해서도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대통령제1부속비서관이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지난 4월에 사퇴한 배경에 대해 “문건 유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은 모두 아는 사실 아니냐”고 말했다고 <동아일보>가 3일 보도했다. 김 실장은 유출 건에 대해서도 적어도 4월 이전 무렵에 파악했다는 의미이다.

또 박근혜 대통령 동생인 박지만 EG그룹 회장이 지난 5월 김 비서실장에게 청와대 내부문건이 유출되고 있다고 제보했으나 김기춘 비서실장이 이를 박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않고 자기 선에서 종결 처리했다고 <세계일보>가 3일 보도했다. 김 실장은 당시 홍경식 민정수석에게 “누군가가 무고를 하고 있으니 음해 세력을 색출하라”고만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사정 기관 관계자는 “김 실장 지시로 민정수석실은 박 회장이 가져온 문건의 유출 경위를 조사한 것으로 안다”면서 “배에 구멍이 났다고 외쳤는데 이를 확인하지는 않고 누가 그런 소리를 하는지 찾아내라고 한 격”이라고 김 실장의 조치를 비판했다고 <세계일보>는 전했다.

여기서 의문점은 청와대 비서실 내에서 심각한 권력 다툼이 벌어지고 있고 심지어 청와대 보고서가 외부로 유출되는 ‘국기 문란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김기춘 비서실장이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후 전개된 상황을 보면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모종의 인사조치를 단행한 것만은 확실하다. 그 결과가 박지만 회장 쪽의 인물들이 줄줄이 밀려나는 것으로 ‘종결’됐다.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비롯한 청와대 박지만 라인이 사퇴했고, 김재수 기무사령관이 교체됐으며 이헌수 국정원 기획조정실장이 사표를 제출했다가 반려됐다.

이 과정에서 김 비서실장은 어떠한 상처도 입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해 연말 아들의 교통사고가 있은 직후 정가에 무성했던 ‘김기춘 사표 제출설’ 등을 잠재우면서 굳건한 위치를 지켰다. 문제의 감찰보고서 내용과는 ‘정반대’의 상황이 전개됐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 또한 김 비서실장의 ‘판단’에 무게를 실어줬다. 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 문건의 내용을 ‘루머’ 수준으로 규정하면서 “이번에 문건을 외부에 유출하게 된 것도 어떤 의도인지 모르지만 결코 있을 수 없는 국기문란 행위”라고 말했다.

이는 심각한 국정개입 논란을 ‘문서 유출 논란’으로 매듭짓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며 현실적으로는 청와대 내에 있는 김 비서실장과 ‘문고리 3인방’의 주장을 수용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이는 전날 민경욱 대변인이 정호성 비서관으로부터 문건 유출자로 지목받은 조응천 전 비서관의 언론인터뷰 내용에 경고한 것과도 맥락이 닿아 있다.

오히려 이번 논란과정에서 올 한 해 교체설이 나돌던 김 비서실장의 청와대 내에서의 권력이 더 강화되는 흐름까지 감지되는 상황이다. 이는 ‘문고리 3인방’으로 지목된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이 이번 과정을 거치면서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지원 “문건 유출 방조 김기춘, 물러나야” 김기춘에 타깃 맞춰

이와 관련해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은 3일 청와대 비선실세 논란과 문건 유출 사건의 책임자로 “(문건 유출 등을 보고 받고도) 지금까지 두다가 언론에 유출돼 나라를 흔들게 만든 장본인은 김기춘 비서실장”이라고 지목하고 나서 주목된다. 국정개입 논란의 타깃을 김 비서실장 쪽으로 맞춰가고 있기 때문이다.

박 비대위원은 이날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이야기한대로, 세월호 전인 3월 혹은 4월 초에 이 문건이 유출되고 김 비서실장에게 보고되었다고 한다면, 김기춘 실장은 거기서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것은 김 비서실장이 이 과정의 모종의 정치적 게임을 벌였지 않느냐는 의심을 담은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김기춘 비서실장이 물러나야 한다, 대통령이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조사해서 일벌백계를 해라고 했는데 어떻게 최고의 권력 실세인 비서실장이 (조응천 주장처럼) 이미 4월 2일 문건이 유출된 것을 청와대에서 알았고 보고가 됐다면 이걸 그대로 두느냐는 말이다. 문제의 핵심은 거기에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비대위원의 이러한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김 비서실장이 이 문건을 접한 것은 실제로 자신의 사퇴설이 시중에 한창 나돌던 시점이다. 이에 대한 정황을 잡은 김 실장이 아무런 정치적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보기 힘들다. 문건은 정윤회씨와 문고리 3인방이 김 실장 사퇴를 논의한 것으로 드러난 이상 당시 권력암투의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또 이 문건 내용의 진위여부를 조사하고 이를 ‘찌라시’라고 판단한 최종 주체도 청와대 비서실을 책임진 김 실장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문건이 보고된 3월 무렵부터 박지만 라인이 축출되는 5월까지 김 실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이번 국정개입 논란 과정에서 새삼 관심을 끄는 대목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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