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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여권의 ‘무상보육 vs 무상급식’ ‘편 가르기’
상생과통일 포럼 조회수:849
2014-11-17 17:33:00

정부여당이 ‘무상보육’은 되고 ‘무상급식’은 안 된다는 ‘편 가르기’ 싸움을 부추겼다. 이유는 단순하다. 무상보육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지만 무상급식은 아니라는 논리로 이러한 편 가르기를 시도했다. 그러나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여권은 이러한 방식을 앞으로도 자주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가 박 대통령의 공약이던 무상보육 예산을 중앙정부가 책임지기보다는 시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에다 상당부분 부담지우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시도교육청 간의 갈등이 불거진데 따른 ‘프레임’이다. 무상보육 예산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무상급식 예산을 줄이라는 요구를 하면서 이같은 편가르기가 나왔고 앞으로도 복지정책을 놓고 이같은 방식이 적용될 수 있는 사례를 만들었다.

무상급식의 경우 공교육 정상화의 일환으로 추진돼 지난 2010년 지방선거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거치면서 국민적 동의를 받은 정책이고 무상보육의 경우 저출산 문제 해결,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 해소 등과 관련해 필요한 것이라고 국민들이 동의한 정책이다. 이 두 정책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보편적 복지정책’으로 어렵게 자리잡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여당이 나쁜 ‘무상 시리즈’로 이 둘을 지목하면서 그 중 하나는 ‘포기하자’고 종용하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는 예산문제에서 비롯됐다. ‘무상급식(의무급식)’의 경우 초-중-고등학생의 69%인 445만 명이 혜택을 받고 있고 여기에 투입되는 예산은 2조6천여억 원 수준으로 지방정부와 교육청이 부담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행에 들어간 3-5세 누리과정(무상보육)은 약 4조원이 소요된다. 그런데 문제는 중앙정부가 부담하기보다는 이 또한 교육청과 지방정부가 떠안게 되면서 이러한 ‘산택의 문제’로 전환된 것이다.

‘무상보육 vs 무상급식’ 프레임을 처음 공식화한 것은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이 나서 지난 9일 “무상급식의 경우는 지방자치단체가 재량으로 하는 것이어서 (박 대통령이)공약으로 한 번도 내세운 적이 없다”면서 “무상급식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 아녔고 무상보육이 공약이었다”고 말하면서부터이다.

안 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무상급식과 달리 법적으로 장치가 마련된 이른바 지자체나 지방교육청의 의무다. 유아교육법, 영유아교육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등에 의해 반드시 편성하고 관리하도록 돼있다”며 “반면에 무상급식은 법적인 근거 없이 지자체와 지방교육청의 재량에 의해 하도록 돼있는 사업”이라고 규정지었다.

그러면서 “무상급식은 의무적으로 편성할 필요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각 지자체와 교육청이 과다하게 편성하고 집행했다”며 “의무편성을 해야 하는 조항이 아닌 무상급식에 많은 재원을 투입하고 실제로 의무 편성해야 하는 누리사업에 대해서는 편성을 못한다는 것은 상당히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에게 ‘무상보육 예산’을 의무적으로 예산편성하고 ‘재원’이 모자라면 ‘무상급식’은 포기하라는 뜻이다.

이를 받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7일 ‘무상보육 vs 무상급식 편 가르기 프레임’에 따른 말을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14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에 대한 여론조사를 근거로 국민 다수가 ‘선택적 복지’보다 ‘보편적 복지’를 원하다는 내용을 강조하면서 무상보육과 무상급식 중 우선순위에서 무상보육 우선 여론이 높은 것을 들었다. 이는 ‘무상보육’ 예산배정이 ‘무상급식’보다 우선함을 은연 중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갤럽이 ‘무상급식 vs 무상보육’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한 것을 기반으로 ‘무상보육’은 시행돼야 하고 ‘무상급식’은 안 된다는 성급한 결론을 도출한 것에 불과하다. 이 두 정책을 단순 비교대상으로 놓을 수 없다. 이해당사자인 학부모의 경우 정책의 실현여부에 대한 ‘절박성’에서 ‘무상급식’은 약한 반면 ‘무상보육’은 매우 강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당연히 ‘무상보육’ 쪽이 높을 수밖에 없는 조사란 것은 도외시했다.

‘무상보육 vs 무상급식’ 편 가르기, 시행되는 정책을 포기시키는 ‘수단’으로 사용돼

이 같은 정부여당의 ‘편 가르기’ 시도는 시도교육청들이 무상보육 예산을 우선 편성하는 쪽으로 정부의 요구에 굴복하면서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지만 내년에 반복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새누리당의 줄기찬 ‘무상시리즈’ 공세와 결부, 이와 똑같은 논란은 재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새누리당의 그토록 반대하는 ‘무상시리즈’ 중 하나인 무상보육을 무상급식보다 더 많은 예산이 투입해 시행하는 유일한 이유가 박근혜 대통령 공약이기 때문일 뿐이다. 이를 감안하면 집권여당은 ‘무상보육’ 또한 언제든 ‘국가재정 여건’을 이유로 언제든 폐기될 수도 있음을 예고한다.

이를 차치하고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러한 ‘편 가르기’가 국민들의 ‘선한 의도’를 악용한다는 점이다. 우리 국민들은 ‘공짜 점심은 없다’는 철학에 익숙해 있다. ‘무상복지’를 ‘국민적 도덕적 해이’로 인식하도록 언론 등을 통해 강요받았기 때문이다. 송파 세 모녀 자살은 이러한 사회적 풍토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후 복지논쟁이 벌어지면서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를 두고 벌인 여러 번에 걸친 여론조사 결과에서 ‘선별적 복지’에 대한 선호도가 항상 ‘보편적 복지’보다 높게 형성돼 온 것도 여기에 기인한다. 국민 다수가 국가 구성원으로서 국가에 ‘보편적 복지’를 요구하는 것을 ‘권리’로 인식하기보다는 ‘공짜를 바라는 무책임’으로 생각한다.

‘무상보육 vs 무상급식’ 편 가르기는 이러한 국민들에게 이미 시행하고 있는 복지정책을 두고 선후 우선문제를 거론하며 포기를 강요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복지정책 시행을 두고 이처럼 편 가르기를 할 바엔 차라리 새누리당 스스로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무상시리즈 중 하나인 무상보육도 하지 말자고 하는 것이 더 정직하고 올바르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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