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정보마당 Current Issue

Current Issue

게시글 검색
[정치] ‘개헌’으로 각 세운 이재오, 웃는 김무성
hollyhock 조회수:877
2014-09-29 14:57:50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개헌’을 고리로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박 대통령의 친정체제는 집권 2년차에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됐다. 이 의원이 ‘개헌’을 명분으로 박 대통령을 자극하면 할수록 친박 언저리 실세 김무성 의원의 정치적 공간이 확대되면서 새누리당내 역학구도 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개헌 전도사’ 이재오 의원의 최근 행보는 ‘작심(作心)’한 것으로 지난해 12월 27일 여야 의원들이 모인 ‘개헌 모임’에서 올 1월 중 ‘개헌 발의’를 주장했을 때부터 예고된 것이었다. 집권 초기 개헌논의는 현직 대통령의 권력을 약화시키려는 것이기에 그의 개헌 행보는 박 대통령에 대한 ‘반기(反旗)’였다.

 

당연히 박 대통령은 지난 6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개헌논의는 블랙홀”이라며 당에 분명한 신호를 냈고 이 의원은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트위터에다 한비자의 ‘침관지해심어한(侵官之害甚於寒)’이란 말로 박 대통령이 개헌논의 반대한 것을 두고 대통령 직분이 아닌 의회 영역을 침범한 것으로 보고 “그 해악이 혹한 보다 더 심하다”고 쏘아 붙였다.

 

그러면서 다음 날인 지난 7일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의원외 원외 당협위원장 전원을 초청한 만찬에 나 홀로 빠졌고 8일에 새누리당 중진연석회의에서 개헌에 제동을 건 박 대통령의 불통을 직설적으로 비판했고 이에 새로운 친박좌장으로 떠오른 서청원 의원과 공개, 비공개 석상에서 맞붙는 상황까지 연출했다.

 

이 의원은 서청원 의원과의 설전을 염두에 두고 9일에 또 트위터를 통해 한비자의 “행소충,즉대충지적야(行小忠,則大忠之賊也)”라는 글을 인용해 서 의원의 충성은 박 대통령만 지키려는 ‘작은 충성’에, 자신의 개헌 주장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큰 충성’으로 비유하며 친박진영을 비난했다.

 

이 의원이 ‘개헌’을 매개로 박 대통령과 친박 진영을 연일 공격한 것은 올 지방선거 이후 펼쳐질 발생할 정국의 변화를 염두에 둔 것으로 올 하반기와 내년 정국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방선거 승패 여부를 떠나 선거 직후 벌어질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전대가 2016년 총선 공천과 직결돼 있기 때문에 박 대통령 친정체제를 깨는 것이 이 의원에게는 절대명제일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 친정체제가 유지될 경우 ‘개헌’ 이슈는 2015년 이후까지 묻힐 가능성이 커질 뿐 아니라 자신이 2016년 총선을 바라보기도 쉽지 않게 된다.

 

지난 9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조사결과 개헌 자체에 대해 77% 가량의 국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다만 여권지지층에서 박 대통령의 통치기반 약화를 우려해 올해보다는 내년 이후에 개헌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점할 뿐이다. 이러한 상황은 1986년 ‘직선개 개헌’ 투쟁이 있은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이 개헌 이슈는 2016년 총선을 넘기면 급격히 소멸된다. 이 의원으로선 개헌동력 확보를 위해 오는 전대에서 박 대통령 친정체제가 수립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래야 개헌에 찬성하는 다수 새누리당 의원들의 족쇄를 풀면서 개헌논의 반대 입장에 가 있는 여권지지층을 돌려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권 내 유력 차기 대선주자가 부상하고 있지 않은 상황까지 감안하면 ‘개헌 이슈’의 폭발력은 만만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재오 개헌 행보로 김무성 정치공간 확대, 朴-이재오 동시 비판

 

이 의원의 ‘개헌’ 행보가 성공하기 위해선 새누리당과 여권 내에서 박 대통령의 리더십을 약화시켜야 가능하다. 당연히 여권 주류세력은 이를 제압하려 들 수밖에 없고 이 과정에서 김무성 의원의 정치적 공간이 열리는 현상이 벌어지는 상황이다.

 

사실 김 의원은 지난 4월 재보선으로 국회에 재입성했으나 뚜렷한 역할을 맡을 상황이 못 됐다. 오히려 근현대사 모임을 주도하면서 정치적인 입지가 약화될 위기에까지 몰렸으나 이재오 의원의 ‘개헌 행보’가 김 의원의 정치적 입지를 받혀주는 역학구도가 형성됐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30일 철도파업 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정치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며 국민들로부터 새로운 평가를 받는 기회를 얻었다. 철도파업과 관련해 그가 청와대 조원동 경제수석을 거칠게 몰아붙여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심기(心氣)를 건드렸음에도 여권에서 그를 제지하지 못한 것은 이 의원의 ‘개헌’ 행보가 암중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정치권의 평가이다.

 

‘개헌 반기’의 폭과 강도가 넓고 강해지는 것을 막아내는 당내 정치적 지점을 김 의원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의 개헌 행보를 ‘찻잔 속의 태풍’으로 가두느냐 아니면 새누리당이 ‘개헌’ 기류 속으로 빠져드느냐의 문제는 김 의원의 선택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김 의원은 자신에게 주어진 정치적 공간을 즐기는(?)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하루는 박 대통령의 ‘불통’을 비판했다가 또 하루는 이재오 의원을 비판하면서 자신의 정치적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이 의원은 지난 8일에는 부산·경남지역 민방인 KNN에 출연해 박 대통령의 ‘불통’에 대해 “야당의 주장이 옳다”면서 “틀린 얘기를 하더라도 들어주는 모습이 우리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무언가 대화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또 다음날인 9일에는 이재오 의원을 향해서도 “지금은 개헌이 아니라 경제회복에 주력해야 한다는 박 대통령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이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예의를 갖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자신은 박 대통령의 ‘불통’에 대해 비판을 하면서도 “(이 의원이) 박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한 직후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어느 쪽을 가리지 않는 거침없는 행보를 하고 있는 그 자체가 뉴스거리가 되는 상황이다. 그리고 박 대통령 등 여권 핵심세력이나 이재오 의원 쪽 어느 누구도 그의 행동에 제동을 걸 지 못하는 형편이다. 현재 국면은 청와대 중심의 친박 주류나 이 의원이 중심이 된 비주류 쪽 모두 김 의원과 함께 해야 정치적 승산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오 반기 강할수록 김무성에 유리, 오는 전대 ‘서청원 vs 김무성’ 구도 대두

 

이처럼 당내 역학구도가 김 의원의 정치적 공간이 확대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오는 전대에서 김 의원의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사실 청와대 등 주류 쪽은 박 대통령과 소통이 원활한 최경환 등 친박계 핵심을 차기 당 대표로 내세우려는 복심을 계속 보여왔다. 그러나 김 의원의 활동반경이 넓어지면서 이 계획의 실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자연스럽게 ‘7인회’의 서청원 의원이 지난 10월 재보선 공천 당시 당 대표 출마는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을 접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차기 전대 구도도 친박을 묶어세운 서청원이냐 아니면 친박과 비주류를 아우르는 김무성이냐를 두고 한판 승부가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서청원 vs 김무성’ 양자구도를 조기에 가시화시킨 동력은 이재오 의원의 ‘개헌’ 행보이다. 이는 달리 오는 전대에서 김 의원이 정치적으로 동력을 확보하는 근원이 이 의원 등 비주류의 ‘반기(反旗)’에 있음을 의미한다. 비주류가 당권을 잡을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이들이 움직일 때마다 김 의원의 정치적 공간이 넓어지는 역학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탓이다.

 

친박 주류로서는 김무성 의원을 견제하기 위해선 이재오 의원 쪽의 ‘반기’ 행보를 제압해야 하지만 이를 제압하는 정치적 지점을 김 의원이 차지하고 있어 전략적으로 마땅한 대응을 하기 어렵다. 지난 8일 최고중진회의에서처럼 서청원 의원과 이 의원이 서로 얼굴을 붉히는 이상의 대응이 어려운 여건이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