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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담배값 2000원 인상, 국민건강 증진 vs 증세 꼼수 논란
상생과통일 포럼 조회수:1541
2014-09-12 15:04:00

담배값 2000원 인상, 국민건강 증진 vs 증세 꼼수 논란 

‘증세 논쟁’ 불붙어…2.8조 세수 확보, 여론도 ‘심상찮다’

 

정부가 한 값당 2500원인 담배가격을 내년부터 4500원으로 20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면서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정국에 ‘증세 논쟁’ 회오리가 몰아칠 전망이다.

정부가 11일 발표한 금연종합대책은 담배값을 대폭 인상하고 물가상승률 만큼 오를 수 있도록 물가연동제를 도입, 주요 비가격 정책으로 오는 2020년까지 성인남성흡연율을 29%까지 줄인다는 내용이다. 또 담배값 인상을 통한 예산 확보로 이를 금연 치료에 투입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야당 뿐 아니라 여당 내부에서도 담배값 인상에 거부감을 나타내거나 2000원 인상은 과도하다고 보고 있다. 여론도 심상치않다. 당초 정부는 ‘증세없는 복지’를 천명해 왔지만 결국 이번 담배값 인상이 부족한 세수를 메우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정부는 내년 1월 1일 시행을 위해 입법예고를 거쳐 관련 법안을 제출하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증세 논쟁’과 야당의 반발 속에서 과연 2000원을 인상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시기적 측면에서 정부가 오히려 꼬여있는 정국을 더욱 꼬이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2000원 올린 담배값 세수 얼마나 늘까? = 우선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명분은 ‘국민 건강 증진’이다. 담배값 인상을 통해 오는 2020년까지 29% 낮춘다는 계획이다. 세계최고 수준의 흡연율로 연간 사망자 5만8000명에 달하는 폐해와 흡연으로 인한 의료비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번 담배값 인상이 증세를 위한 ‘꼼수’로 보는 시각이 많다는 점이다. 현재 2500원의 담배 한 갑 가격 구조는 담배소비세(641원), 지방교육세(320.5원), 국민건강진흥기금(354원),폐기물부담금(7원), 원가 및 이윤(950.5원), 부가가치세(227원)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를 통해 한해 거둬들이는 담배소비세는 2011년 기준으로 2조8000원(출처 안전행정부)가량이다.

이번에 정부는 담배소비세를 1007원으로 인상하고 또 지방교육세를 443원, 건강증진부담금 841원, 원가 및 이윤 1182원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여기에 개별소비세(594원)을 추가해 한 해2조8000억원이 추가로 확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2000원 인상했을 경우 5조2000억원의 세수가 증가 할 것으로 예상했다. 

조세재정연구원이 제시한 담배의 가격탄력도 0.425를 적용하면 담뱃값 2000원 인상으로 담배 소비량이 34% 감소하지만 가격 인상폭이 크므로 세수는 늘어나는 것이다. 지방세의 경우 담배 소비가 줄면서 하락이 예상되지만 지방세가 높아진 만큼 하락폭을 상쇄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도 담배값 인상분 일부를 개별소비세(국세)를 부과할 경우 약 40%는 지방교부세 등으로 이전 돼 지방재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초연금을 비롯한 복지예산 확대로 인한 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 악화를 일시에 해소가 가능하다.  

◆‘담배값 대폭 인상’ 효과는 얼마나? = 또다른 문제는 실효성이 얼마나 있느냐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 2004년 담배값 500원 인상한 후 성인 남성 흡연률이 12% 감소했고, 담배량도  26% 감소한 점을 ‘담배값 인상’의 근거로 들고 있다  당시 청소년 흡연율도 38.6% 줄어드는 등 가격인상이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고 잠재적 흡연을 막는데 효과적이라고 정부는 판단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주요 국가별 담배 가격을 조사한 결과 중국(909원)과 태국(2045원) 다음으로 한국의 담배 가격(2500원)은 저렴하다. 또 담뱃세율도 우리나라는 62%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치(70%)를 하회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40.8%), 미국(42,9%), 호주(60.3%)보다는 다소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별 성인남성 흡연율도 4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우리나라보다 담배값이 낮은 중국(47%), 태국(41%)보다 높은 수치다.
 
담배값 인상이 흡연율 억제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우리나라보다 담배값이 싼 중국의 흡연율이 우리보다 낮다. 정부가 발표한 주요 국가별 담배가격과 흡연율을 살펴보면 담배값이 저렴한 국가에서 흡연율은 40%를 상회하고 있지만 담배값이 1만원 이상인 나라의 평균 흡연율은 23%다. 노르웨이의 경우 담배가격이 1만6477원으로 가장 비싸지만 흡연율도 28%로  호주(1만6364원, 흡연율 21%), 뉴질랜드(1만3182원, 흡연율 21%)보다 높다. 단순히 담배값 인상과 흡연율과는 반비례 관계로 설정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 뿐 아니라 서민층의 조세 저항도 문제다. 서민층의 흡연율이 높은 만큼 가격 인상으로 고소득층보다는 서민 가계에 직접적 부담되는 역진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도 이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담배세를 인상하게 될 경우, 저소득층과 서민계층의 흡연자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여론의 반발 소지가 있다”며 “조세저항을 최소화 하기위해 흡연율 감소를 위해 가격 정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 정부, 관련법 제출 예고...野 ‘증세 꼼수’ 비판 = 정부의 계획대로 담배값을 인상위해선 각종 법안을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 세목을 신설하는 개별소비세는 개별소비세법을 개정해야 하고 지방세법과 국민건강증진법, 국민건강보험법 등의 손질이 필요하다.

정부는 입법예고를 거쳐 조만간 관련 법안을 조속히 국회에 제출해 정기국회에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지만 야당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데다 여당 내부에서도 부정적 기류가 감지되면서 정부가 10년만에 꺼내든 담배값 인상 계획은 ‘허공의 메아리’에 그칠 수 있다.

새누리당 권은희 대변인은 “정치권에서도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금연정책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해왔다”며 “담뱃값 인상 논의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해진 요즘 불가피한 시대적·환경적 흐름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 대변인은 소득역진성 지적에 대해 “소득이 낮을수록 흡연율이 높아 질병에 더 많이 노출되고 결국에는 높은 치료비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며 “흡연에 따른 추가적인 의료비 부담과 물가 상승 등의 문제들 가운데 어떻게 현명하게 해법을 찾아야 할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덧붙였다.

야당은 정부의 재정 확보를 위한 ‘꼼수’라며 담배값 인상에 반발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명목상 이유는 국민건강을 위한 것이라지만 세수 부족을 메우기 위해서 애꿎은 서민들 호주머니만 털겠다는 꼼수”라며 “이래저래 힘없는 서민들만 부자감세의 유탄을 맞게 된 셈”이라고 비난했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도 “정부는 담뱃값 인상과는 별도로 만성적인 적자재정을 해결하기 위한 별도의 재정정상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담배값 인상은 현행 과세체계대로 지방재정(담배소비세와 지방교육세)과 국민건강증진기금(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확충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도 정부의 담뱃값 인상안을 '서민증세'로 규정하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명분은 있지만 서민 부담을 키우는 간접세 인상 방식은 공평과세 원칙에 어긋난다”며 “이 같은 조세정책은 국민의 신뢰를 받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경실련도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담배의 유해성을 알리는 광고나 캠페인 등 비가격 정책을 충분히 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우회적 증세보다는 직접적인 소득세 및 법인세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1998~2011년 남성흡연율이 소득 상위층은 19.3% 떨어진 반면 하위층은 15.2%밖에 떨어지지 않았고, 하위소득층 여성의 흡연율은 담뱃값 인상 이듬해(2005년)보다 2011년 2.7%나 증가했다”며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가격탄력성이 높아 담배를 더 많이 끊어 저소득층의 건강이 좋아질 것이라는 말은 복지부 자체 통계와도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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