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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원세훈 판결 '18대 대선 불법' 장기적인 갈등이슈로 남겨져
상생과통일 포럼 조회수:895
2014-09-12 11:34:00

원세훈 판결, ‘18대 대선불법’ 장기적인 갈등이슈로 남겨져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정치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예상했던 결과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18대 대선 부정선거에 대한 최종 판단을 법원으로 넘길 때부터 법원이 현 정권의 정치적인 영향력에서 벗어난 판결을 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왔다.

원세훈 전 원장이 정치개입을 금지한 국정원법은 위반했으나 이것이 선거법을 위반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 이번 법원의 이율배반적인 판단의 직접적 배경은 다름 아닌 박근혜 정권의 ‘정통성’ 문제였다. 원세훈 전 원장이 피고석에 올랐지만 실질적으로는 ‘박근혜 정권의 정통성’ 문제가 재판정에 올라선 것과 마찬가지였기에 법원이 현재 권력에 거스르는 판결을 할 것이란 기대도 낮았다.

따라서 이번 판결을 두고 사법부가 독립적으로 의사결정했다기보다는 박근혜 정권이 사법부에 정치적인 영향력을 미쳐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부여한 재판이라는 논란을 남기게 됐다. 그러면서 비록 항소심과 대법원 상고심을 남겨두고 있지만 지난 한 해 정국을 강타했던 ‘대선 부정선거 시비’의 마지막 방점을 찍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을 비롯한 현 집권세력이 지난해부터 집요하게 진행한 ‘대선불법 지우기’가 사법부의 판단으로 종결되는 것이 아니라 현 정권 임기 내내 나아가 다음 정권에 이르기까지 박근혜 정권의 정통성 시비는 해가 가면 갈수록 누적되는 정치적 문제로 남겨지게 됐다. 즉 제도적 틀에서 ‘18대 대선불법 시비’의 진위를 가리는 것은 현 정부 임기 동안에는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쪽으로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박근혜 정권은 자신의 통치기간 중 부정선거 시비와 관련한 모든 사안을 덮을 태세이지만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했고 대선 시기에 불법적으로 댓글을 통해 야당 후보를 비난하고 박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사실 자체는 그 역사적 실체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법원의 판단이 나오기까지 현 집권세력이 거의 1년 반 동안 진행했던 집요한 ‘부정선거 지우기’ 행보 또한 박근혜 정권이 스스로 자기 정통성을 부인하는 증거로 해석되는 상황이다. 지난 대선과 관련해 뭔가 감추고 덮기 위해 무리수를 둔 현 정권의 행적 자체도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이번 사법부의 1심 판단은 ‘대선개입 정국’의 마침표가 아니라 장기적인 행로의 한 ‘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나아가 이 판결로 검찰에 이어 법원까지 권력의 수단이 됐다는 논란만 확산시키면서 오히려 보다 장기적인 정치적 갈등 이슈로 남겨지게 됐다. 박근혜 정부 집권 기간 동안 18대 대선 부정선거의 법적인 진실은 실현될 수 없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원세훈 판결, 권력에 길 들린 검찰과 정치적 당근 받은 법원의 합작품

지난 한 해 정국을 강타한 것은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의 불법적인 대선개입 사건이었다. 온 나라를 진영 갈등의 소용돌이 속에 빠뜨렸던 이른바 ‘대선개입 정국’ 속에서 박근혜 정권이 선택한 것은 ‘불법 축소와 은폐’ 쪽이었다. 그러면서 드러난 불법에 대해선 ‘개인 일탈’으로 한정지으면서 ‘국가기관의 선거개입’과는 무관한 것으로 끌고 갔다.

18대 대선 부정선거 시비를 공식화할 ‘공직 선거법 위반’과는 철저하게 선을 그으면서 불법적인 정치개입은 있었지만 이는 ‘선거법 위반’은 아니라는 결론을 향해 질주했다. 그 과정에서 청와대의 뜻과 맞지 않는 검찰을 철저하게 길을 들였고 사법부를 향해서는 권력의 당근을 쥐어주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먼저 원세훈 전 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해 청와대 눈밖에 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쫓겨났다. 직무와는 무관하게 사적 영역에 대한 전방위적인 사찰을 통해 ‘찍어냈다’. 또한 윤석열 특별수사팀장도 중징계해 좌천시키고 남아있던 특별수사팀 검사들도 교체해 국정원 수사팀을 사실상 해체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게끔 검찰총장부터 수사팀 전원을 날렸다. 지난해 채동욱 찍어내기와 윤석열 징계, 특별수사팀의 사실상의 해체에 대한 진실 또한 묻어버렸다. 남은 것은 ‘혼외 자식’과 채 전 총장에 대한 ‘먼지털이 수사’ 뿐이다.

그 결과 이번 재판에서 검찰은 윤석열 수사팀장 시절 제기한 공소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다기보다는 권력의 눈치를 보며 선거법 위반조항에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방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만 남겼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이 정치권력의 위세에 짓눌린 검찰과 법원의 합작품이라는 세간의 비판을 스스로가 샀다.  

이번 판결에서 원 전 원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 누구라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릴 수 없는 행위 결과에까지 형사책임지지는 않는다”며 “피고인들 행위가 선거 또는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도 그게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보기에는 검사 입증 부족하다면 형사법 대원칙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형사책임 물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국정원의 불법이 대선결과에 영향을 미쳤더라도 검사 입증이 부족해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한 것이다. 그러면서 “검찰의 공소사실 상당부분, 국정원 직원들 행위임이 입증 안 됐고, 나아가 피고인들의 선거운동 지시, 그에 따라 심리전단 직원들이 특정 후보자 당·낙선 목적으로 계획적, 능동적 선거운동 했다고 보기 어렵다. 달리 인정할 증거도 없다”며 선거법 위반 무죄 선고의 책임을 부실한 검찰의 공소유지에 돌리기조차 했다.
이번 원세훈 전 원장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범균)는 공교롭게도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수사축소 및 은폐사건 재판을 맡아 김 전 청장에데 무죄를 선고했던 재판부다. 이 재판부는 김용판 전 청장의 외압과 2012년 12월 16일 수사발표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다”는 말만 하고선 김 전 청장에 무죄를 선고했다.

이는 검찰 길들이기와 함께 사법부에 대한 권력의 힘도 강화시킨 결과로 보인다. 현 정부가 다른 정권보다 사법부 인사들을 정권의 요직에 발탁한 것이 사법부에 대한 영향력을 꾸준히 높여온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황찬현 감사원장이 현직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 재직 중에 이례적으로 발탁된 것이다. 또 방송통신위원장으로도 전문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채동욱 찍어내기’와 ‘윤석열 중징계’, 국회 국정원 국조특위 등으로 어수선한 ‘대선개입 정국’이 펼쳐진 지난해 10월 박 대통령이 “사법부의 판단”에 맡기자고 한 때와 비슷한 시기에 사법부 인사들의 요직 발탁이 이뤄졌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볼 때 이를 우연으로 치부하기가 어렵다. ‘대선 불법’이 박 대통령의 ‘정통성’ 문제로 연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법부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번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판결이 검찰을 장악하고 사법부에 대한 영향력을 높인 결과물로 해석되는 이유이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 하에서는 ‘18대 대선불법’에 대한 공정한 법의 잣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인식만 확산시키는 역효과를 낳을 가능성 또한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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