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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협치 제1관문 ‘임을 위한 행진곡’과 ‘가습기살균제’
상생과통일 포럼 조회수:661
2016-05-16 09:59:00

2野 공동요구 ‘임을 위한 행진곡’, ‘가습기살균제’ 2野가 靑에 휘둘려

[폴리뉴스 정찬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 6개항 합의사항 중 정치적 타협성과로 나온 ‘가습기살균제’와 ‘임을 위한 행진곡’ 2개항 이행여부가 향후 여야정 ‘협치(協治)의 제1관문으로 주목된다.

지난 13일 박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는 회동 후에 ▲대통령과 3당 대표 회동을 분기별 정례화 ▲경제부총리와 3당 정책위의장의 민생경제 현안 점검회의 조속히 개최 ▲안보상황 관련정보 공유 ▲가습기살균제 사건에 대한 여야정협의체 구성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기념식 지정곡 관련 좋은 방안 찾도록 국가보훈처에 지시 ▲정무장관직 시설 종합적 검토 등에 대해 합의했다.

청와대가 발표한 이들 6개항 합의 중 실질적 정치적 타협물은 ‘임을 위한 행진곡’과 ‘가습기 살균제 현안’이었다. 회동에서 야당 원내지도부가 이들 현안과 함께 세월호특위 활동기한 연장, 어버이연합 관제집회 논란, 정운호 게이트 등 여러 현안을 거론했지만 이 두 가지 현안만이 회동의 정치적 성과물로 제시됐다.

물론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 분기별 정례화도 중요한 성과였지만 이는 달라진 정치 환경 속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강했고 향후 정치적 상황 변동에 따라 언제든 뒤집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가시적 성과물로 보긴 어렵다.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의 변화 여부 등 청와대와 여당 및 야당 각자의 정치적 상황 등 여러 변수가 매개돼 있어 ‘박 대통령과 3자 대표 회동’은 3개월마다 가지기로 한 매번 매번의 회동 성사 여부도 사실 불확실하다.

분기별 정례회동 합의는 어떤 의미에선 4.13총선 민심을 수용한다는 정치적 함의에 따른 것으로 그야말로 ‘보여주기’ 정치행위에 가깝다. 경제부총리가 참석하는 민생점검회의 또한 생산성을 담보하지 않은 ‘1회성’ 또는 생색내기 합의일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 합의 사항인 정무장관직 신설문제는 여권내부의 소통문제다. 따라서 ‘임을 위한 행진곡’과 ‘가습기살균제’만이 여야 간의 실질적인 성과물로 볼 수 있다.

청와대가 이 2개의 사안에 합의한 것은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에서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는 평가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동 전날 현기환 정무수석이 국회를 방문해 여야와 회동의제를 조율하면서 청와대가 사전에 나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박대통령, ‘임을 위한 행진곡’ 애매한 말한 부분을 합의사항에 포함

그러나 문제는 박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 현안에 대해선 야당의 요구를 선뜻 들어주겠다고 명시적으로 답하지 않아 애매함을 남겼고 ‘가습기 살균제’ 합의는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요구했던 야당이 ‘검찰 수사 우선’이라는 청와대 뜻을 순순히 따른 부분이다.

먼저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기념곡 지정문제를 두고 박 대통령은 “찬반이 있다. 5.18행사나 정신이 국민을 통합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이 국민 분열로 이어지면 문제가 있다. 보훈처에 지시해서 좋은 방안을 강구토록 하겠다”고만 했고 청와대는 이를 합의사항으로 발표했다.

정치적 맥락으로 보면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해석됨에도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언급에 대한 질문에 ‘임을 위한 행진곡’을 지정곡으로 하겠다는 확답은 아니라면서 오는 16일 보훈처의 결정을 지켜봐야 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를 청와대 회동 6개항 합의사항으로 발표한 것 자체가 모순이다. 게다가 청와대의 설명대로라면 모처럼만에 핀 ‘협치의 싹’을 오는 16일 기념식 지정곡 문제를 최종 결정하는 박승춘 보훈처 장관의 손에 맡겼다는 뜻이기 때문에 더 말이 안 된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회동 후 브리핑에서 “(회동에서) ‘대통령께서 선물을 주셔야 된다’고 말하니까 (박 대통령이) ‘보훈처에 좋은 방안 강구하도록 지시하겠다’고 해서 저희들은 기대를 가지고 왔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도 “해석에 따라서는 좀 다를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청와대 수석들에게도 제 의사를 간곡히 다시 생각해 달라고 말한다”고 해 완전히 자신하진 못했다. 반면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한 박 대통령의 언급을 회동의 성과로 못 박았다.

가습기살균제, 더민주 반대에도 합의사항에 포함돼...그 속살이 궁금

‘가습기 살균제’ 합의는 좀 더 복잡한 정치적 함의가 담겨 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회동에서 “2001년도 시판을 허용했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2006년도에 원인불명의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해 그때부터 조사를 시작했지만 결과가 안 나왔었다. 그러나 2011년 원인이 밝혀졌다.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구성해서 국민 건강 문제가 있기 때문에 철저히 조사하라고 진상규명을 하겠다”면서 검찰수사 우선원칙을 밝힌 뒤 ‘필요시’ 여야정협의체를 구성할 수 있다고 했다.

이러한 박 대통령의 언급은 야당이 정부의 책임문제을 논하고 있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만의 문제가 아닌 길게는 김대중 정부부터 시작한 문제라는 뜻을 담아 에둘러 야당을 압박한 대목이다. 그리고 여야정협의체가 구성될 경우 실효성도 크게 떨어진다. 국정조사나 청문회라면 야당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지만 정부가 참여한 협의체에선 실제 야당이 할 수 있는 역할도 많지 않다.

이에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회동후 브리핑을 통해 “개인적으로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즉각적인 답변은 안 드렸지만 진실을 규명하는데 있어서 여야정 협의체를 하는 게 적절한가에 대해 의문이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우 원내대표는 심지어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 있어서 정부책임도 규명을 해야 하는데 여야정협의체를 꾸려서 과연 공동으로 규명을 할 수 있겠냐는 측면에서 동의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제1야당이 반대하는 사안이 6개항 합의사항 중 1개에 포함된 것 자체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우 원내대표 뿐 아니라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총선 전후로 직접 챙기는 민생현안이기 때문에 쉽게 물러설 사안도 아니다.

따라서 박 대통령이 제안한 가습기살균제 여야정협의체 구성이 6개항 합의사항에 들어간 것은 국민의당 쪽에서 청와대의 요구를 일정 받아들이자 더민주가 이에 끌려간 것이 아니냔 추측을 낳게 한다.

우 원내대표는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해 브리핑에서 자신의 반대 입장만 밝혔을 뿐 회동 합의사항에 포함된 배경 설명은 하지 않았고 박지원 원내대표 또한 박 대통령의 가습기살균제 문제에 대한 강한 진상규명 의지만 전했을 뿐 회동 합의사항에 포함된 속살은 드러내지 않았다.

따라서 이번 합의는 야당이 검찰의 가습기살균제 사건 수사를 지켜본다는 합의에 가까워 청와대의 뜻에 휘둘렸다는 평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야당은 검찰의 가습기살균제 사건 수사 중에는 국회에서 업체나 정부에 책임을 묻는 구체적 활동을 전개할 명분을 챙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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