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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새누리 공천, ‘상향식’은 없었다…‘학살’만 있었다
상생과통일 포럼 조회수:894
2016-04-01 18:29:00

보복‧낙하산‧응징 등 ‘엉망 공천’…무기력했던 김무성 ‘뒷북’

 [폴리뉴스 안병용 기자]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공천은 온갖 잡음과 논란의 연속이었다. 김무성 대표가 ‘상향식 공천’에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공언했지만 선거 때마다 이어져온 ‘공천학살’로 귀결됐다. 새누리당의 공천은 ‘유승민계 학살’, ‘보복·응징 공천’, ‘무원칙 공천’, ‘재활용 공천’ 등 다양한 뒷말을 낳으며 마무리됐다. 무엇보다 과반의석이 무너졌다. 새누리당은 공천 심사를 시작하기 전 157명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공천이 끝난 지난달 24일까지 무려 11명이 공천결과에 반발해 탈당하면서 146명으로 과반의석이 붕괴됐다.

2년 전, 상향식 공천 ‘당론’으로 정하고도..

김무성 대표는 2014년 7월,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때부터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상향식 공천’ 도입을 공언해왔다. 그러나 공천 결과는 친박계 주도하의 비박계 공천학살이었다. 계파 갈등의 민낯은 여실히 드러났다. 친박계는 이른바 ‘박심(朴心)’을 등에 업고 힘으로 밀어붙였다. 정치 생명을 걸겠다던 김 대표는 무기력했다. 오히려 비박계의 공천학살 속에서도 김 대표의 측근들이 공천장을 따내면서 김 대표계와 친박계간의 ‘거래설’이 나오기도 했다.

김 대표 측은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당헌‧당규를 어기고 전횡한 탓이라고 강변하지만 당내에서는 제대로 된 제도개혁은 없이 이제 와서 남 탓 한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김 대표는 후보자 등록 하루 전날인 지난달 24일 유승민‧이재오 의원 지역구 등 보복‧부당 공천 논란이 거센 5곳을 무공천 하는 초강수를 둬 그간 훼손된 이미지를 복구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많다.    

비박계의 학살…유승민계는 ‘몰살’

새누리당의 공천 심사 결과 탈락한 현역은 총 43명이다. 이 중 경선도 치러보지 못하고 ‘컷오프’된 의원은 21명으로 상당수는 ‘비박계’로 분석된다. 특히 조해진‧김희국‧류성걸‧권은희‧이종훈‧홍지만‧이이재 의원 등 ‘유승민계’ 7인방이 경선 없이 잘려나갔다. 

이중 조해진‧권은희‧류성걸 의원 등 3명은 탈당 뒤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이종훈‧김희국‧이이재 의원은 각자 지역구 사정에 따라 총선 불출마를 결정했다. 홍지만 의원은 친박계 중진 낙천자인 서상기 의원과 손잡고 컷오프 결정을 수용했다.

유승민 의원은 탈당 법정 시한을 한 시간 남겨 둔 23일 밤 11시, 본인의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선언을 했다. 유 의원의 경우, 공천관리위원회가 탈당 마감시한까지 유 의원의 거취를 결정해 주지 않았다. 사실상 ‘탈당 유도’ 행위나 마찬가지였다.

유 의원은 이 같은 새누리당 공관위의 행위에 대해 “공천에 대해 지금 이 순간까지 당이 보여준 모습, 이건 정의가 아니다”라면서 “민주주의가 아니다. 상식과 원칙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그러면서 “부끄럽고 시대착오적인 정치 보복”이라고 친박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진박, 비박 편가르기만 있었다. 국민 앞에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 권력을 천명한 헌법 1조 2항”이라고 당과 청와대에 대해 헌법 준수를 요구했다.

유 의원이 헌법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 아니다. 지난해 이른바 ‘배신의 정치’ 파동으로 원내대표직을 사퇴하던 자리에서도 그는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의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습니다”라며 자신을 비판하고 갈등을 빚어온 박 대통령과 끝까지 각을 세우기도 했다. 

그는 탈당을 하면서도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면서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힘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원칙 이 지켜지고 정의가 살아있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라고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을 정조준 했다.

정치 보복‧응징 공천 논란

유승민계가 확실한 ‘반박’에 가까운 비박이라면, 옛 친이계나 멀박(멀어진 친박)을 잘라낸 건 ‘정치적 보복 공천’, ‘응징 공천’ 논란을 낳았다. 옛 친이계 좌장 이재오 의원의 컷오프는 대표적인 정치보복 공천의 예로 거론되고 있다. 이 의원은 4년 전 ‘박근혜 비대위’가 전권을 휘두른 19대 공천에서도 살아남았지만 이번에는 생존하지 못했다.

하지만 유승민계 학살 공천만큼의 동정여론은 받지 못한 게 사실이다. 자신도 8년 전 친이계 주도의 친박계 학살 공천의 주역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이를 두고 ‘격세지감’이라는 냉소적 분위기다.

하지만 ‘원조 친박’ 3선 진영 의원의 ‘컷오프’는 ‘응징 공천’으로 회자됐다. 진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하며 기초연금 문제로 청와대에 반기를 들며 ‘항명’을 했기 때문이다. 진 의원은 공천 탈락 후 더불어민주당으로 이적,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 공신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 함께 박 대통령의 ‘정적’으로 변신했다.

진박 ‘낙하산’ 공천…옛 친이계 인사 강남 공천도 ‘아이러니’

반면 ‘진박’ 후보들은 여당 강세 지역에 사실상 전략공천 되면서 ‘낙하산 공천’ 논란을 자초했다.

서울 강남벨트 중 한 곳인 송파을 공천이 대표적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위권을 기록하던 유영하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이 전략공천 됐다. 유 전 위원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과거 대선 후보 시절부터 아끼는 친박 핵심 인사 중의 핵심이다. 김무성 대표의 이른바 ‘옥새 파동’으로 후보자 등록 마지막 날 결국 배제되긴 했지만, 계속해서 뒷말을 낳았던 친박 인물이다.

대구 진박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유승민계 현역 류성걸 의원을 밀어내고 동갑 지역구에 전략공천 됐고,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유승민계 현역 김희국(대구 중·남구) 의원을 밀어내고 공천장을 따냈다.

이밖에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은 현역 이종진 의원의 불출마로 ‘빈집’이 된 대구 달성군에 단수추천 형식으로 경선 없이 공천을 확정지었다.

한편 서울 강남병에 전략공천 된 이은재 전 의원을 놓고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이 전 의원은 MB정권에서 발생한 ‘용산참사’에 대해 ‘도심테러’라고 주장해 논란을 자초했고, 또 2014년 한국행정연구원장 재직 시절에는 법인 카드로 방울토마토, 총각무, 호박고구마와 면세 화장품, 명품 향수, 넥타이 등을 구입한 사실이 발각돼 국감장에서 질타를 받기까지 했다.

더욱이 ‘꽂으면 당선’이 보장 돼 사실상의 비례대표와 마찬가지라는 강남 텃밭에, 친박계도 아닌 옛 친이계 인사를 전략공천 한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는 지적이다. 이 전 의원은 MB 정권이 주도한 8년 전 18대 총선 당시 친이계 몫 비례대표로 금배지를 달았던 인물이다.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도 크고 작은 시비가 붙었다. 당선 안정권인 15번을 배정 받은 김순례 대한약사회 여약사회장은 과거 ‘세월호 막말’ 행적이 다시 조명되며 논란을 일으켰다. 7번에 배정된 신보라 ‘청년이여는미래’ 대표도 최공재 공관위원과의 밀접한 관계였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샀다. 최 위원의 친형 최홍재(서울 은평갑) 후보자 선거사무장은 신 대표의 배우자였다.

새누리당의 공천 내분 사태는 “일단 선거는 치러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고려해 유야무야 봉합됐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따라서 공천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은 총선 이후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와 책임론으로 이어지면서 차기 당권 쟁탈전 국면에서 다시 분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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