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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상생과통일 포럼 조회수:2346
2014-08-14 11:52:00

고대 로마, 로마 공화정, 로마 제국을 거쳐 비잔티움 제국 이전까지의 시대를 편년체로 다루며, 몇몇 권은 로마 공화국이나 당대 로마 제국의 생활상이나 시대상을 소재로 한다.

단, 어디까지나 이 책은 사실에 바탕을 둔 에세이며 역사서로는 문제점이 매우 많다. 역사관도 근대 시절의 역사관에 보다 가깝기에 현대 역사가들이 밝혀낸 사실과 다른 점도 적지 않다.[1]

사실 이런류의 역사 에세이는 일본에서 유행하는 장르이며 시오노의 독창적인 글쓰기는 아니다. 유명한 진순신이라는 타이완계 일본작가도 중국사를 가지고 이런류의 역사에세이를 쓰기도 했으며, 한국에도 출판되어 있다. 그리고 빙점의 소설가 미우라 아야코도 성경을 가지고 이런 에세이를 쓰기도 했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알려진 역사에 자신의 견해나 혹은 다른 사람의 견해를 곁들이면서 좀 더 부드럽게 이해되도록 해설하거나 잡설을 풀어나가는 형식인데...그러니까 이것은 한국에서 알려져 있듯이 시오노의 독창적인 장르는 아니다.

작가는 비잔틴 제국이 로마라고 주장할 만한 특징을 모두 잃어버리게 되었기 때문에 비잔틴 제국은 다루지 않겠다고 정식으로 입장을 표명했으며, 서로마 제국의 멸망까지만 다루었다. 1992년부터 1년에 한권이라는 기획으로 발간되었으며, 2008년 마지막인 15권의 번역본까지 완간되었다.

일본에서도 베스트 셀러가 되었으며, 여세를 타고 한국에서도 엄청나게 팔려나가는 베스트 셀러다. 다만 여기에는 번역자인 김석희의 공도 무시할 수 없다. 저자 시오노 나나미의 필력은 그리 뛰어난 편이 아니다. 그녀의 저작이 일본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것은 소설식 구성과 서양사를 다루었기 때문이었지 글을 잘 썼기 때문이 아니었다. 로마인 이야기의 번역자인 김석희는 시오노 나나미와 협상해 책의 문장 구조를 완전히 뜯어 고쳤다고 한다. 일본 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인기를 끌었던 것도 반쯤은 번역가인 김석희 덕분인게 이 때문. 본 작은 역사의 매력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서 역사를, 특히 한국이나 일본의 일반인들에게는 막연한 인식밖에 없었던 고대 로마의 역사를 일반 대중에게까지 보급한 일등공신이다.

2 평가

로마사를 다룬 책들은 이 시리즈를 제외하면 전부 너무 학술적이어서 공부하는 목적이 아니라면 지루하고 재미가 없거나, 너무 단편적이거나 역사소설 수준의 양극에 있는게 거의 전부지만 이 시리즈는 그 중간을 타기 때문에 재미있고 유익하다. 특히 로마의 인프라에 대해서도 터치하고 지나간 것은 돋보인다. 그리고 이 책이 흥행한 덕에 고대 로마를 다룬 여러 저서들이 꽤나 많이 번역되기도 하였다. 예를 들면 본래 카이사르의 작품인 내전기는 로마인 이야기 이전에는 한국에서 번역되지도 않았다가 이 책이 인기를 끌면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로마사를 널리 알린 것 뿐만 아니라, 당시까지만 해도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마이너였던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갈리아 전기를 널리 알린 책이기도 하다. 현재 갈리아 전기는 로마인 이야기를 읽었던 사람들은 거의 필수적으로 구매하는 책이 되었다. 사실 4권의 경우 대다수는 갈리아 전기 번역에 할애했으며, 정식 번역은 아니더라도 원문과 대조했을때 별 차이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서사적 구성은 (당연하겠지만) 이쪽이 낫다. 갈리아 전기에 없는 묘사를 끼워넣은 부분도 있지만, 취미로 읽는 경우에는 로마인 이야기로 대체해도 상관 없다. 원전과 대조하면서 봐도 재밌다.

뿐만 아니라 역사적 사실들을 기억하고 또 로마 역사가 어떻게 흘렀는지 파악하는데 저 작품은 상당한 도움을 준다. 역사상 벌어진 일들에 대한 왜곡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으며, 또한 지나치게 자세하지도 않고 생략되지도 않은 적절한 상황 묘사는 다른 작품들이 흉내내기 어렵다. 따라서 독자들에게 있어 지나치게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템포로 진도를 나갈 수 있게 도와준다.

특히 위기의 3세기를 묘사하는 부분은 대단히 훌륭하다. 이 시기는 군인황제들 난입과 어지러운 정세의 변화로 인해 전체적인 상황을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많은 역사서에서 이 부분을 통채로 생략하고 아우렐리아누스 같은 중요한 인물들 몇몇만 언급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시오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이들 황제들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중요한 일들의 생략없이 짜임새 있게 묘사하여 한권으로 요약하였는데 이때의 막장스러운 상황이 보통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때 상황을 이렇게 잘 정리해준 책은 로마인 이야기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로마 역사가 대략 천년에 가깝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14권으로 로마 역사 전체의 흐름을 가감없이 파악할 수 있게 서술했다는 점에서 로마 역사의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고 할 수 있다. 이 부분만 따로 떼어놓고 봐도 로마인 이야기는 다른 로마에 관련된 저서들과 뚜렷한 차이가 있고 따라서 수작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다.

역사학과에 처음 입문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학의 재미를 알게하기 위해서 교수들이 학생들로 하여금 읽어보고 감상문을 써오라고 하는 교양도서 중 하나다. 놀라운 사실이지만 로마인 이야기를 신봉하는 교수도 상당수 존재한다. 물론, 그 교수들도 로마인 이야기에 대해서 깊게 들어가면, 일본쪽 사학계와 마찬가지로, 해당책의 부족함을 지적하지만 일반인들로 하여금 고대 로마에 대한 관심을 일깨워 준 책으로는 높이 평가하고 있는 듯하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이 정도로 로마에 대해서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하는 책은 전공자로부터건 비전공자로부터건 그동안 찾기 힘들었다. 이 책으로 인해 지중해 문명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이들이 무척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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